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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75) 대학가 소문난 장학금들





봉사하거나, 담배 끊거나, 살 빼면 주는 장학금도 있지요





4월 중순, 대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르는 기간입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10년간 국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국립대 82.7%, 사립대 57.1%에 달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학 등록금 소식을 접할 때마다 생각나는 게 바로 장학금이죠. 등록금이 오르는 만큼 다양한 장학금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꽃 피는 캠퍼스에서 시험공부에 열을 올릴 젊음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각 대학의 소문난 장학금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심새롬 기자



고려대 - 후배사랑 장학금














해병대 전우회, 호남 향우회, 그리고 고대 교우회를 ‘대한민국 3대 인맥’으로 꼽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려대 동문들의 유별난 결속력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죠. ‘동문’ 대신 반드시 ‘교우’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라는데요. 이들의 교우 사랑이 탄생시킨 장학금 제도가 있습니다. 2007년 5월 30일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고대에서는 때아닌 ‘유사 보이스피싱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학교 측에서 전화로 졸업생들에게 ‘후배사랑 장학금 전화모금 캠페인’을 진행했기 때문이죠. 특정 단과대 행사나 건물 신축 같은 계기 없이 전 졸업생 대상으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장학금을 모집하는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처음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던 졸업생들도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운 후배에게 졸업한 선배가 새로운 시간과 가능성을 선물하자”는 취지에 동참했고, 현재까지 1억 5373만원이 모였습니다. 단과대별로 돌아가며 수혜자를 선정해 지금까지 12명이 선배들의 사랑 장학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고대가족 장학금’은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 1명 이상이 고대 재학 중이거나 고대 출신일 경우 수업료의 35%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나까지 3대가 고대”라고 자랑하는 학생들이 매년 이 장학금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우선 선발됩니다.



한국외대 - 6·25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한국외국어대는 지난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한국전쟁기념재단과 공동으로 ‘6·25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을 신설했습니다. 터키·네덜란드·에티오피아 등 6·25 전쟁에 참전했던 16개 국가에서 22명의 참전 용사 후손을 찾아 한국으로 초청한 것이죠. 한국외대가 이 같은 장학금을 마련하게 된 것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들 참전국 언어를 가르치는 학과가 모두 설치된 대학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발된 학생들은 4월부터 외대에서 11개월간의 한국어 연수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외대는 이들에게 한국어 연수비 및 등록금 전액, 기숙사비 등을 지원하고 학사·석사·박사 중 원하는 학위과정을 이수하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60년 전 전쟁터에서 받았던 도움을 무료 대학 교육으로 되갚는 이 장학금을 통해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발돋움하게 된 셈이죠. 장학금 수혜자로 선발된 터키 청년 트르굿 알프 외젤(21)은 얼마 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0년 전 할아버지와 친구들이 1만㎞ 떨어진 한국에 와서 전쟁을 치른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여대 - 아·은·모 장학금



‘아·은·모’ 얼핏 브랜드 이름처럼 들리는 이 세 글자는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모임’의 줄임말입니다. 이화여대 간호과학과 전·현직 교수 6명으로 구성된 장학금 기부자 모임을 일컫는 말이죠. 지난 2001년 당시 간호대에 30여 년을 재직한 이광옥 교수는 정년을 2년 앞두고 ‘65세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게 해준 모교와 제자들에게 무엇이라도 남기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퇴직금 기부를 고민하던 그녀는 혼자 힘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주위 동료들에게 조심스레 자신의 뜻을 전했고, 간호과학과 재직 50세 이상 교수 전원의 호응 속에 아·은·모가 탄생했다는군요. 퇴임한 이 교수와 김수지 교수를 포함해 변영순·이광자·이경혜·이자형 교수가 현재 아·은·모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퇴임 전까지 월급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해 각자 5000만~1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죠. 현재까지 32명의 임상보건과학대학원 학생 등 미래의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은퇴의 순간까지도 후학 양성에 힘 쏟는 교수님들의 ‘내리사랑’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한신대 - 포인트 장학금



“포인트 쌓고, 스펙 올리고.” 신용카드 포인트나 이동통신사 포인트처럼 포인트를 쌓아 현금으로 돌려주는 장학금 제도를 만든 대학이 있습니다. 한신대는 2009년부터 ‘포인트 장학금 제도’를 만들어 학생들의 다양한 학교생활을 장려합니다. 학업성취영역, 사회봉사영역, 학교기여영역, 취업영역 등 4개 영역에서 총 84가지 포인트 항목을 나눠 활동이나 성과가 인정되면 1포인트당 1원의 장학금을 주는 것이죠. 태권도 1단을 따면 1만 포인트가, 10시간 이상 봉사활동이나 헌혈을 하면 2만 포인트가, 외국인 학생 학업 도우미를 하면 10만 포인트가 학생 앞에 쌓입니다. 전 학기 대비 성적향상자에게는 최대 20만 포인트를 지급하고 토익 900점 이상인 학생에게도 20만 포인트를 줍니다. 포인트가 10만 포인트 이상 쌓이면 10만원부터 전액 현금으로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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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건강 장학금들



최근 부는 웰빙 열풍에 맞춰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건강을 관리하고 나선 대학들이 있습니다. 20대 대학생들이 젊음 하나만 믿고 불규칙한 식사와 흡연, 음주로 자유롭게 생활하다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죠. 백석대는 ‘금연 장학금’을 마련해 1년간 담배를 끊은 학생들에게 50만원의 장학금을 줍니다. 단 허위 금연 신고를 막기 위해 보건소에서 발급한 금연 확인증을 반드시 받아와야 한다고 하네요. 부경대는 체중 조절에 성공한 학생 10명을 뽑아 한 학기 수업료를 전액 면제해 주는 ‘건강관리 우수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 장학금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학기 초 정확한 몸무게를 측정해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신청 후 3개월 안에 원래 체중의 5% 이상을 늘리거나 줄인 뒤, 이를 또다시 3개월 이상 유지하면 다음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호남대는 전공과 관계없이 태권도 또는 합기도 3단 이상인 학생에게 50만원의 ‘체육특별장학금’을 줍니다. “공부는 못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옛 아버지들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성적 우수자 → 저소득 학생

바뀌어 가는 장학금 대상




2000년대 들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경제위기가 찾아오면서 각 대학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 제도를 넓히는 추세입니다. 가계곤란 장학금을 신설하거나 장학금 중복 수혜를 허용해 돈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죠. 서울대는 올해부터 ‘저소득층 학생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하고 23억여원의 예산을 들어 학부생 300명에게 월 30만원씩 1년간 생활비를 지급하는 생활비 장학금을 신설했습니다. 건국대도 지난해 말 차상위계층 가계 곤란 학생 100명에게 한 학기 150만원씩을 지원하는 ‘주춧돌 장학금’을 새로 만들고, 이 장학금과 다른 장학금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양대는 올해부터 가계곤란 장학금인 ‘사랑의실천 장학금’을 이원화해 기존 100%, 50% 감면 제도 외에 등록금 70% 감면 제도를 신설하고, 100% 장학금 직전 학기 평점 기준을 ‘2.5 이상(4.5 만점)’에서 ‘2.0 이상’으로 내렸습니다. 생계 전선에 뛰어든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에 비해 현실적으로 학점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이런 장학금 제도들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년 등록금을 인상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의 생색내기로 비춰질 뿐 학비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학교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통해 등록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장학금이 많이 생기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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