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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천안 병천면 불법 자가용 택시

#1. 5일 오전 10시30분쯤 천안시 병천면 하나로 마트 앞에서 대기 중인 자가용 택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30분 정도 지나자 스타렉스 2324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분여 정도를 이동한 스타렉스는 거리에서 한 외국인을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뒤를 바짝 쫓아가 보았지만 눈치를 챈 스타렉스가 속도를 내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



단속 비웃듯 "벌금 그까짓 거 내면 되지” … 60여 대 배짱영업

#2. 30분 뒤. 장바구니를 든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아무 거리낌 없이 하나로 마트 앞에서 자가용 택시를 잡아탔다. 이 여성은 병천면 용두리 아우내농협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 내렸다. 천안시청 교통과 특별사법경찰관이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여성은 3000원의 요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여성은 “(3000원이)요금은 아니다. 자가용 주인이 아는 사람이라 부탁해 타고 왔다. 고마워서 준 돈”이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날 이 여성을 태운 스타렉스 9191 차량은 이미 택시영업을 하다 여러 차례 적발된 차량이었다.









지난 5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가용 택시를 타고(왼쪽) 이동하는 모습. 목적지에 도착한 여성(왼쪽 빨간 원)을 내려주고 돌아 나오는 자가용 택시(오른쪽 빨간 원). [조영회 기자]







벌금 50만~100만여 원



천안 병천면에서 불법 운행 중인 자가용 택시가 60여대에 이르는 등 난립하고 있다.



 최근 천안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40여 대에 달하던 병천 지역 자가용 택시가 1년 만에 20여대가 더 늘어났다. 개인택시조합은 지난해 병천면에서 만 245건의 자가용 택시영업 행위를 적발해 당국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렇게 적발된다 하더라도 50만~100여 만원의 벌금형을 받는 게 처벌의 전부라 불법 영업 행위가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2, 3번 이상 상습적으로 적발 되도 생계형 범죄라는 사법당국의 인식 때문에 가중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는 불법 여객운송 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나



현재 병천면 인구는 6400명을 조금 넘는다. 다른 면 지역에 비해 인구가 많은 편이다. 병천면 주민들은 시내로 나오거나 인근 아파트단지를 오고 갈 때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다 많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운행 중인 개인택시는 6대에 불과하다. 일반 법인택시의 경우 도심에서 승객을 태우고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병천 지역에 들어가 영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같이 택시를 이용하려는 손님은 많은 반면 택시가 턱 없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 자가용 택시가 판을 치게 됐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병천 지역 출신 개인택시사업자들이 욕심을 부리다 이렇게 됐다는 비판도 한다.



 도심에서 들어 와 영업하려는 개인택시사업자들이 있었지만 지역 개인택시사업자들이 못 들어오게 막는 바람에 택시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의 불편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택시 잡기가 어려워진 주민들이 하나 둘씩 자가용 택시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콜밴(화물택시) 회사들까지 대거 자가용 택시영업에 뛰어들면서 난립하기 시작했다. 병천면 지역에서 자가용 택시영업을 하는 5개 업체 모두 콜밴이나 대리운전 간판을 그대로 내걸고 불법영업을 하고 있었다.



“생계형 범죄라고?”



개인택시 사업자들은 “수백여 건에 달하는 자가용 택시영업 행위 적발 건수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 탓”이라고 말한다. 천안개인택시조합 사무국장은 “걸려봐야 50만~100만원 정도의 벌금만 내면 언제라도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자가용 택시업자들이)단속을 겁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단속에 적발된다 해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타던 차를 팔고 새 차를 구입해 다시 택시영업에 나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공공연하게 80만원 정도의 가입금을 받고 직원까지 모집하는 콜 센터가 생가는 등 자가용 택시영업이 기업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자가용 택시영업 행위를 생계형 범죄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민생침해 사범으로 봐야 한다.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자가용 택시는 정상적인 택시 사업자 보다 수입이 많다. 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승객들이 보상 받을 길도 없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미온적인 처벌이 오히려 불법을 양산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상습적인 여객운송법 위반 사범에 대해 구속 등 강력하게 처벌한 사례가 있다. 처음 적발된 사람은 선처한다 해도 2, 3번 이상 상습적으로 불법행위를 하는 자가용 택시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 부족에 따른 주민불편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지역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외부에서 택시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자가용 택시 영업 차량만 근절된다면 지금은 개인택시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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