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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 “KAIST는 새로운 리더십 필요” 오명 “서남표 총장 거취 논할 때 아니다”





긴박했던 KAIST 하루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비보에 KAIST는 충격에 휩싸였다. 11일 서남표 총장이 KAIST 본관을 나서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연합뉴스]





11일 오전 10시30분 KAIST 본관 1층 회의실. 서남표 총장이 학·처장 혁신회의를 주재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회의였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올해 들어 학생 4명과 교수까지 유서를 남기고 숨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직교수(20여 명)만 참석하던 종전과 달리 학과장 20여 명까지 비상소집됐다. 회의시간도 점심시간을 넘긴 낮 12시20분까지 이어졌다. 서 총장은 “교수와 학생들이 힘을 모아 난국을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비상총회에 참석한 교수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연합뉴스]



 회의 뒤 서 총장은 교수협의회 간부들과 캠퍼스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서 총장은 “교수협의회가 앞장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오후에는 12일의 국회 출석에 대비해 공관에서 답변 준비를 했다. 서 총장은 4년8개월간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KAIST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학생과 교수 자살로 인해 서 총장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캠퍼스 창의관에서 열린 교수비상총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교수협의회가 갑자기 비상총회를 소집했는데도 220여 명의 교수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일부 교수는 “총장의 거취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총장의 거취를 들먹이는 것보다는 사태 수습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교수들은 격론 끝에 ‘교수협에서 드리는 글’을 채택하고 “KAIST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획일성과 일방통행은 창의성의 적”이라고 밝혔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새로운 리더십 요구의 의미에 대해 당장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요청하는 건 아니지만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개혁에 따르는 고통은 감내해야 하지만 서 총장의 개혁은 많은 그늘이 있었고 구성원들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많이 갔다”고 덧붙였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도 이날 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KAIST 학생들의 자살 이유로 꼽히는 징벌적 차등 등록금제 등이 공익 저해요소가 있다며 이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학생들이 ‘서남표식 경쟁적 학교 정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연합뉴스]



 완전 영어강의 거부를 선언한 교수도 나왔다. 영어강의는 서 총장 개혁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수리과학과 한상근(55) 교수는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말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영어강의가 교수와 학생 간의 인간적 접촉을 단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삭막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하는 게 영어강의라고 주장했다.



 이런 학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KAIST 학생들의 휴학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학부생 휴학생은 2009년 1학기 620명, 2010년 1학기 753명에서 올해 1학기 864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입학 정원이 970명인 점을 감안하면 입학생 수에 맞먹는 휴학생이 생긴 셈이다.



 하지만 서 총장을 옹호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서 총장 격려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총장님 힘내세요’라는 글을 올린 4학년 휴학생은 “학비를 부과하면서 ‘책임감’을 강조한 서 총장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감정적으로 총장을 그만두라고 하면 그 뒷일은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말했다. 정재승(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트위터에 “이번 사태가 어찌 서남표 총장 혼자만의 책임이겠느냐”며 “교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오명 KAIST 이사장은 “지금은 서 총장의 거취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 총장은 개혁을 열심히 한 사람으로 현재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AIST 총학생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경쟁 위주의 제도를 철폐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하지만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오명 KAIST 이사장이 소집한 긴급 이사회에서 서 총장 해임안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대전=김방현·신진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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