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2250만원어치 나무 심으려 2500만원짜리 계단 만들다









실적 포장에 급급한 시장·군수만 세금을 축내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들의 과잉 충성도 세금 낭비의 원인이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우선 수도 서울부터 살펴봤다.



 서울시는 4일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식목일 행사를 위해 2500만원을 들여 100여m 길이의 임시 철제 계단을 설치했다. 오세훈 시장이 흙비탈을 걸어 올라가는 불편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오 시장이 현장에 머문 시간은 20여 분, 묘목 구입비는 2250만원에 불과했다. 행사 직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시행사”라는 비판이 터져 나온 이유다. 계단은 결국 뜯어야 한다. 철거 비용 200만원이 또 필요하다.



 “도대체 이게 다 뭐랍니까?”



 ‘세감시(稅監市)-시민 CSI’의 첫 출동임무로 취재진과 함께 월드컵공원을 찾은 이석연 시민 CSI 단장은 철제 계단을 보고 이렇게 개탄했다. 이 단장은 “공무원들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진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CSI 요원인 주부 오현옥씨도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인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인부들은 “시장 편의를 위해 실무 관계자가 사흘 전 급하게 계단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 행사 참석자는 “시장이 힘들게 올라갔다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라며 “굳이 계단을 만든다면 쓰러진 나무를 잘라 만들어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시장이 이런 것까지 지시하지는 않는다”며 “부하 직원들의 과도한 충성 탓”이라고 질타했다. 서울시 한명희 의원은 “현장에 직접 가봤는데 계단 없이도 올라갈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시장이 참석하는 행사를 위해 임시 계단을 만든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계단 설치는 작업의 편의성 때문이지 시장 참석과는 무관하다”며 “한 번만 쓰고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해서 계속 쓸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탐사기획부문=진세근·이승녕·고성표·권근영·이지상 기자, 이정화 정보검색사, 사진=김태성 기자, 프리랜서신승철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