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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새 거래처 뚫어라 … 한 달에 비행기 열 번 타





동일본 대지진 한 달 … 양재근 중기 CEO 분투기



양재근 대표



양재근(46·사진) 제이씨하모니 대표는 지난 한 달 동안 “속이 바싹 탔다”고 했다. 동일본 대지진 때문이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스웨터를 만들어 일본·중국으로 수출한다. 매출의 80%는 일본에서 올린다. 매주 한 번씩 보내던 스웨터 수출길은 지진 이후 꽉 막혔다. 2002년부터 이 회사와 거래해 온 일본 의류업체 허니즈는 한 달 전 일어난 지진으로 큰 손실을 봤다. 특히 물류센터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50㎞ 떨어진 곳에 있어 피해가 컸다.





양 대표가 허니즈와 연락이 닿은 것은 지진이 난 지 3일 뒤인 3월 14일. 허니즈 물류센터 담당자는 “직원 500명이 대피소로 피신해 주먹밥을 먹고 있다”며 “피해가 커 언제 복구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양 대표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그로부터 한 달은 숨가쁜 시간이었다. 상하이에 있는 스웨터 공장과 일본 내 다른 지역의 거래처를 찾아다니느라 비행기만 10번 탔다. 상하이 공장 상황은 심각했다. 양 대표는 “창고엔 일본으로 보내지 못한 스웨터 수십 만 장이 쌓여 있었다. 풀 죽은 200여 명의 공장 직원에게 ‘밥이 줄긴 해도 아예 끊기진 않을 것이다. 힘내자’고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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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도 갚아야 했다. 사옥 일부를 팔아 은행 빚 7억원을 막았다.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출받은 돈 2억5000만원은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은행에서도 송금 수수료를 깎아 줬다. 그의 진짜 걱정은 다가올 봄이다. 스웨터 성수기는 가을·겨울이라 봄부터 주문을 받아 여름이면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일본에서 발주가 뚝 끊겼다. 양 대표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매출이 50억원 정도 줄 판이었다”며 “급한 대로 중국 거래처를 뚫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류업체 담당자들을 만났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장과 거래처를 찾아다니느라 차를 타고 하루 대여섯 시간씩 달렸다”며 “여기서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지진이 난 지역 이외의 일본 거래처도 뚫었다. 지인을 통해 나고야·오사카 거래상을 만나 10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25일부턴 허니즈 물류센터가 가동을 재개했다. 쌓인 재고도 서서히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처음엔 막막하기만 했는데 일본·중국을 오가며 밤낮 없이 뛰다 보니 조금씩 살 길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런 와중에도 꾸준히 일본으로 구호품을 보냈다. 컵라면·담요·양갱·즉석밥…. 구호품 박스엔 편지도 함께 넣었다. ‘고통스럽겠지만 힘내라. 우리의 오랜 친구인 당신들을 응원한다’는 내용이었다. 10일 한국으로 돌아온 양 대표는 허니즈 회장으로부터 답장 한 통을 받았다. ‘어려울 때 도와줘 고맙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양 대표는 “이번 지진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이어 줬다”며 제이씨하모니란 자기 회사 이름 풀이를 해 줬다. “J(제이·Japan)와 C(씨·Corea)가 하모니(조화)를 이룬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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