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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캐피탈 해킹사고, 외형경쟁 후유증 아닌가

현대캐피탈에서 42만 명의 고객 정보가 해킹당한 것은 충격적인 사고다. 무엇보다 이중·삼중의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는 금융회사의 전산망이 뚫렸다는 것이 그렇다.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업계 1위 회사라는 점도 그렇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사건이 두 달 전부터 조금씩 진행돼 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회사 측은 그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고 한다. 현대캐피탈은 7일 오전 9시 해커로부터 억대의 돈을 요구하는 e-메일을 받은 뒤 전체 고객 180만 명 가운데 약 4분의 1의 정보가 털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이 8일 늦은 시간에 해킹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문제다. 해킹 사실을 바로 알려 예상되는 추가 피해를 막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대책회의를 하고 범인 검거를 한답시고 하루반을 보냈기 때문이다. 해킹당한 것은 다양한 고객정보뿐 아니라 금융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만3000명의 패스카드와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노르웨이 출장길에서 급히 돌아온 정태영 사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평소에도 상당히 보안을 강조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죄송스럽고 수치스럽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공언(空言)이 돼서는 안 된다. 매우 중대한 사고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최근 10년간 가장 혁신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업계에서 가장 차별화되는 회사로 만든 주인공이다. 음악·스포츠계의 세계적인 스타를 초청해 수퍼VIP마케팅을 벌이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리스크 관리에도 철저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0일 이상 연체율은 현대카드가 0.4%, 현대캐피탈이 1.7%로 금융권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이 리스크 관리가 회사를 위한 것이었지 고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일이 외형경쟁에 지나치게 주력하다 회사의 가장 귀중한 기본인 보안투자를 게을리한 결과는 아닌지 정 사장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감독당국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금융회사가 아무리 세 겹, 네 겹의 장벽을 쌓아도 해커들이 마음만 먹으면 뚫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사고가 이런 불안을 씻어줄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소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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