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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은 희망이 경험을 이긴 결과,내가 변해야 희망 →성공으로 진화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돌싱'을 위한 재혼의 정석

“결혼은 상상력이 지력(智力)에 승리한 결과며, 재혼은 희망이 경험을 이긴 결과다”라는 말은 되씹을 만하다. 재혼 희망자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주위 사례나 통계는 물론 자기 자신의 경험조차 무시한다. 무시하는 이유는 재혼해서 잘사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기도 하며, ‘나만은’ ‘이번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소망 때문이기도 하다. 소망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는 여자가 영원히 변하지 않으리라는 희망으로 결혼하고 여자는 남자가 변하리라는 희망으로 결혼한다. 예외 없이 남자·여자 모두 실망한다.” 그저 그렇거나 끔찍한 결혼이 아니라 숨가쁘게 행복한 결혼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비법은 ‘변하고 또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혼하고 재혼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핵심 노하우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스텝맘’(1998년)은 39계모39가 전처와 전처 자식들과 화합하기 위해 따돌림과 갈등을 극복하는 우여곡절을 그리고 있다.







재혼은 전투다. 재혼은 통계와 싸우는 것이다. 통계만 보면 재혼의 승산은 낮다. 재혼이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은 선진국에서 60~70%다. 초혼이 실패할 가능성인 30~50%보다 높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초혼의 실패를 딛고 재혼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이 수십 퍼센트나 되는 것이다. 재혼을 ‘하지 않는 게 좋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응답하는 비율은 남자가 10.9%, 여자가 17.1%다. 재혼을 긍정하는 사람이 더 많다. 과학도 재혼의 효용성을 뒷받침한다. 1858년 영국 역학자 윌리엄 파가 연구한 결과 기혼자들이 미혼자·사별자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게 밝혀졌다.



파의 연구 결과에 대해 끊임없는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인과관계의 문제가 지적된다. 기혼자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오래 사는 사람들이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결혼 생활의 해악에 대한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예컨대 결혼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흡연만큼 심장에 나쁘다. 2009년 시카고대 연구에 따르면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혼자·기혼자보다 더 건강하다. 재혼자의 처지가 제일 나쁘다. 재혼자는 이혼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건강상 문제가 12% 더 많다.



재혼이 성공적인 경우에도 사회학에서 말하는 ‘결혼 이익 불균형(marriage benefit imbalance)’ 같은 문제점이 있다. 결혼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이익이라는 것이다. 결혼한 남자는 싱글보다 더 오래 살고 더 부유하다. 그러나 싱글 여성이 결혼한 여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장수한다. 결혼 생활만족도도 재혼남이 재혼녀보다 높다. 얻을 게 더 많기 때문인지 남성이 재혼에 더 적극적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사회학 교수였던 레이 에이브럼스의 1930년대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와 사별한 남성들은 평균 2년 반 만에 재혼을 했다. 미국명사록(Who’s Who in America)에서 첫째 부인 사망 날짜와 재혼 날짜를 비교한 결과다.















사별남성 중에는 ‘남편 재목감(husband material)’이 많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검증된 ‘결혼 체질’의 남성과 결혼한 여성들은 ‘레베카 신드롬(Rebecca syndrome)’에 시달릴 수 있다. 이 신드롬은 재혼 남편의 주위를 맴도는 첫째 부인의 흔적과 싸워야 하는 여성들의 심리적 갈등을 지칭한다. 영국에서는 레베카 신드롬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두 번째 부인 클럽(Second Wives Club)’을 결성하기까지 했다. ‘플래시백(flashback·involuntary recurrent memory)’ 현상도 문제다. 플래시백 현상은 과거 경험을 생생하게 다시 체험하는 것이다.



재혼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능하면 재혼을 미루는 게 좋은 이유는 나이가 많을수록 재혼의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청소년기를 넘긴 다음이 좋다.



‘결혼식 준비는 철저, 결혼 생활 대비는 소홀’이 이상하리만치 ‘일반적인’ 결혼 풍속도다. 결혼 대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재혼 연구자들은 몇 가지 사실을 밝혀냈다. 첫째, 배우자는 변하지 않는다. 가사분담 등의 영역에서 남자들이 좀 나아진다는 관찰은 있지만, 재혼에 작용하는 초혼·이혼에 따른 학습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그대로의 배우자를 사랑하려면 우선 자신의 변화를 꾀하는 게 바람직하다.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초혼 실패 원인의 철저한 분석이다. 전 남편, 전 부인에게 모든 잘못을 돌리는 것을 피해야 가능한 일이다. 반성을 바탕으로 새 배우자와 새로운 일상적인 습관과 전통을 확립하는 게 도움이 된다.



둘째, 시간이 갈수록 재혼 부부의 애정이나 섹스는 하향길이다. 재혼의 사랑학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여성은 로맨스를 위해 재혼하고 남성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재혼한다’는 사회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일부 학자는 심지어 부부 간 로맨스가 퇴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아메리칸대의 배리 매카시 교수는 ‘부부는 친밀해야 한다’는 신화가 부부 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부부 간에 전략적인 거리를 두는 게 유용하다는 것이다. 유교의 부부유별(夫婦有別)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부부 서로에게 편안한 거리가 사랑에 도움이 된다고 매카시 교수는 주장한다. 그는 또한 ‘무접촉’과 ‘관계’ 사이에 중간 신체 접촉 단계가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만지면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눠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때로는 장난 삼아 때로는 에로틱하게 여러 단계와 종류의 신체 접촉을 일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계자·계녀를 자기 자식처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일대(비교문학박사) 출신 작가인 웬즈데이 마틴에 따르면 계자·계녀를 사랑할 수 없는 계부모가 ‘괴물’인 것은 아니다. 마틴은 신데렐라와 유사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350개나 있다는 것을 인용하며 계자·계녀 문제로 질투심, 분노, 죄의식,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라고 지적한다. ‘착한 계모’가 되는 것은 좋지만 기대와 현실의 괴리 때문에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는 말라는 이야기다.



넷째, 재혼 차수가 늘면 부부 간 대화의 질과 양도 준다. 심리학자 존 고트먼은 부부가 몇 분간 이야기하는 것만 들어도 이들이 수년 내로 이혼할지 안 할지 90%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행복한 부부나 그렇지 않은 부부나 의견차이가 있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의견차이를 관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대화 향상에 효과가 있는 방법으로는 ‘앵무새처럼 따라 하기(parroting)’가 있다. 배우자가 자신의 기분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른 말로 바꿔 말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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