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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MRI 찍을 돈으로 차라리 운동하세요”

병원 안에 수영장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야기다. 전국 의료기관 중 유일하다. 수영장은 25m짜리 레인 5개로 병원 지하1층에 있다. 헬스클럽과 작은 사우나 시설까지 갖춘 병원 내 스포츠센터다. 병원 직원과 직계가족을 위해 2005년에 만들어졌다. 이 병원에서 수영을 가장 열심히 하는 의사를 수소문했다. ‘뇌졸중 명의’로 손꼽히는 신경과 김종성(54·사진) 교수다. 그는 매일 아침 6시부터 45분간 수영을 한다. 진료가 없는 토요일도 ‘어푸 어푸’ 물살을 가른다. 수영지도를 맡은 박세미 강사는 김 교수에 대해 “100명의 강습회원 중 출석률 1등”이라며 “매일 1.2㎞를 왕복하는데 나이에 비해 체력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만 열심히 한 게 아니다. 그는 지금껏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 230여 편을 비롯해 총 350여 편의 방대한 연구성과를 올렸다.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적으로 춤추는 뇌 영화를 보다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 등도 펴냈다. 과연 운동할 시간과 체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

‘뇌졸중 명의’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교수의 건강레슨

-수영을 왜 열심히 하나.
“원래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다. 30대 후반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고 피곤했다. 필요성을 느껴 운동을 시작했다. 마침 집 앞에 괜찮은 수영장이 생겨 처음으로 수영을 배웠다. 못 하던 걸 잘하게 되니까 재미가 쏠쏠했다. 이후 수영장 소독약 알레르기로 잠시 배우기를 멈춘 적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환자 진료와 전공의 교육 등을 하다가 빡빡한 일정으로 외국 학회에 강의 갈 일이 많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강의했는데 체력이 달리니 영어도 제대로 안 나왔다. 그런데 다른 나라 의사들은 10여 시간 넘게 비행하고도 강의에 저녁식사까지 웃는 얼굴로 해내더라.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의사들이었다.

-중년에게 운동은 왜 중요한가.
“중년이 되면 맡은 분야에서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진다. 주어진 일을 감당하려면 체력이 필수다. 신경과 의사로서 봤을 때 운동은 보약이다. 모든 병을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가장 쉽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면서 대부분 안 한다. 건강에서 제일 중요한 건 골고루 잘 먹고 운동하며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만 지켜도 성인병의 80%는 예방된다. 그러나 다 아는 얘기라고 무시하고 불규칙하게 산다. 머리가 아파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찍겠다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생활습관부터 돌이켜보라고 권한다. 중년 이후엔 무조건 운동해야 한다. 뇌MRI 찍을 돈으로 운동을 시작하라. 그렇지 않으면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생기고 혈관이 나빠져 치매·뇌졸중·심장질환 등이 생긴다.”

-운동이 지루하다면.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라. 재미없는 걸 계속하긴 어렵다. 운동효과도 떨어진다. 새롭게 계속 배울 기술이 있는 운동을 추천한다. 나는 러닝머신보다 수영이 좋다. 남들이 볼 땐 고급반으로 잘하는 것 같지만 스스로는 부족하고 모자란 걸 채울 게 있어서 즐겁다. 자유형 할 때 몸의 좌우 균형을 맞춘다든가, 손을 돌리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하는 등. 매일 아침마다 도전한다. 하루 일과를 그렇게 시작하고 있다. 그래도 취미가 없다면 억지로라도 시작하라. 6개월~1년치 돈을 미리 내놓고 돈이 아깝고 억울해서라도 가는 것이다. 처음엔 힘들지만 한번 습관이 들면 재미있다. 매일 자기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머리가 멍한데, 뇌를 똑똑하게 할 방법은 없나.
“뇌를 계속 써야 한다. 은퇴하거나 자식을 분가시킨 중년이 그런 호소를 많이 한다. 할 일이 없어졌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 바둑·서예·영어·기타 등을 배우거나 남을 가르치며 공헌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산 노인들은 진료기록에 85세라 적혔어도 피부와 머리카락이 60세다. 뇌도 몸과 같다. 반복해 쓰면 근육처럼 발달한다. 뇌가 많이 발달한 사람은 뇌졸중이나 치매가 생겨도 인지장애가 덜하다. 하나를 추가하면 마음을 편히 먹고 명랑하게 살라는 것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으면 뇌가 활동을 못한다. 괴로운 기억을 꺼내지 않으려고 아예 작동을 않는 것이다. 우울하고 불안할수록 밖으로 나가 친구와 수다 떨고,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어라. 스스로 어렵다면 의사 도움을 받는다.”

-불꽃 같은 사랑도 30개월이면 뇌 분비물질이 줄어 식는다는데.
“현재의 영상기술로는 인간의 복잡한 뇌를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진 뇌와 마약·도박·알코올·니코틴에 중독된 뇌가 같다는 연구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 모두 도파민(욕망을 일으키는 뇌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만 아직 우리가 읽어내지 못한 차이가 분명히 있다. 결혼한 지 30년이 지나도 3개월 된 신혼인 양 행복한 부부가 있다. 지루한 결혼생활도 도파민이 분비되게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깜짝 놀랄 만큼 즐겁고 아찔한 이벤트를 권한다.”

-동물에 비해 인간의 사랑은 특별한가.
“나는 진화론자라 사랑의 기본을 성관계를 통한 자손 번식으로 본다. 파충류는 성관계 후 알만 낳고 도망간다. 적에게 잡아 먹히더라도 알 개수가 많아 몇 개는 살아남는다. 반면 포유류는 몇만 낳아서 암컷과 수컷이 함께 보살핀다. 이 방법이 생존에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유류는 유독 자식을 사랑하는 뇌가 발달했다. 본능과 감정에 관여하는 뇌의 변연계 중에서 대상회(cingulate gyrus)라는 부분이다. 인간은 여기에 대뇌와 안(眼)전두엽까지 발달해 사회적이고 고등적인 사랑을 한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때도 변연계와 안전두엽이 함께 움직여 감정
이 섞인다. 인간의 뇌는 특별하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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