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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바닥 U자형, 수심 얕은 곳서도 방향전환 쉬워

400여 년 전 이번 주,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왜란 발생 하루 전인 4월 12일 이순신은 거북선을 완성했다. 미리 알았을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였을까?

권기균의 과학과 문화 1592년 4월 12일 탄생한 이순신 거북선

충무공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전쟁 당일 그의 일기엔 단 한 줄밖에 없다.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본 뒤 활쏘기를 했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다.

전쟁 사흘째 저녁에야 장군은 전쟁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4일째 되던 날 부산이 이미 함락됐다는 공문을 받았다. 그러나 장군은 이미 착실히 전쟁 대비를 하고 있었다.

시조시인이자 문필가인 노산 이은상은 이렇게 말했다. “임진년 4월 13일 전쟁이 일어났다. 공은 전라좌수사가 되어 가서 1년 동안 온갖 방비에 주력하며, 전쟁 하루 전인 4월 12일 거북선을 완성하셨으니 이 얼마나 숨 가쁜 대조냐.”

거북선은 이순신이 처음 발명했나? 그렇지 않다. 거북선은 이미 180년 전인 조선 초 태종실록에 귀선(龜船·거북선)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1413년). 모양은 알려져 있지 않다.

임진왜란 때의 거북선(사진)은 이순신이 고안하고 군관 나대용이 제작했다. 나대용은 조선 최고의 선박 기술자다. 그는 임진왜란 1년 전인 1591년 장군의 휘하로 들어간다. 그리고 함께 각종 전투에 참여해 공을 세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속도가 느린 판옥선의 단점을 보완해 속도가 빠른 ‘해추선’도 개발했다. 1999년 대우조선이 만든 국산 잠수함 8호의 이름이 ‘나대용호’다.

이순신의 주력함은 거북선이었나?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주력 전선은 판옥선이었다. 판옥선은 1555년 명종 때 개발됐다. 갑판 위에 집 모양 누각이 있어 이름이 판옥선이다. 배 바닥은 U자형. U자형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도 신속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배 바닥이 V자형인 일본 배는 전투 때 방향 급전환이 어렵다.

판옥선은 이중 갑판이다. 밑에는 노를 젓는 군인들이, 상부에는 대포와 화살을 쏘는 전투원들이 탔다. 판옥선은 대포로 적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싸운다. 일본은 상대방 배에 올라타 육박전을 한다. 판옥선이 일본 전함보다 배 갑판이 높고 크기도 커서 일본의 전투방식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순신의 첫해 전적은 10전10승이었다.

그러면 거북선은 왜 유명한가? 거북선은 이 판옥선 위에 덮개를 씌운 형태다. 장군은 거북선에 대해 이렇게 보고했다. “앞에는 용머리를 만들어 붙이고, 그 아가리로 대포를 쏘며 등에는 쇠못을 꽂았고 안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어도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비록 전선 수백 척 속이라도 뚫고 들어가서 대포를 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거북선은 돌격용 전선이다. 적 장수가 탄 배를 향해 용의 입에서 대포를 쏘며 돌진해 부숴 버린다. 그래도 일본 수군은 거북선에 올라탈 수 없다. 그래서 거북선만 보면 공포에 질렸다.

거북선은 철갑선인가?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이순신의 보고에 ‘등에 쇠못을 꽂았다’고는 했어도 ‘전체에 철갑을 씌웠다’고는 안 했다. 다른 문헌에도 ‘철로 덮었다’는 말은 없다. 역사가이자 언론인인 문일평의 호암전집에 답이 나와 있다. 그가 일본인이 쓴 임진왜란 전투사(史) 정한위략에서 “조선의 전함 중에 전체를 철로 덮은 것이 있어 일본 대포로 당할 수가 없었다”는 기록을 찾아냈다. 거북선이 철갑선이란 근거가 됐다.

그런데 거북선에 돛대가 있었는지 후대가 혼선을 빚었다. 현재 거북선 그림은 이충무공 전서에 그려진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이 있다. ‘통제영 거북선’엔 노가 한쪽에 10개, 전라좌수영의 것은 8개. 그런데 모두 돛대는 없다. 또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있는 조선 후기 백자의 거북선에도 돛은 없다.

거북선이 인쇄된 우리나라 돈은 13가지. 그중 1959년 50환 동전의 거북선엔 깃대만 있는데 73년의 500원권에는 돛대가 있다. 난중일기의 ‘2월 8일-거북선 돛에 쓸 베 29필을 받았다’와 ‘4월 11일-이날 비로소 돛베를 만들었다’는 기록을 안 봤던 걸까. 1999년 해군은 복원 거북선에 돛을 달았다.

거북선은 1597년 7월 16일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패하면서 수장됐다. 2009년 이를 찾기 위한 탐사비 모금운동이 시도되다 중단됐다. 61년 미국의 두 번째 우주비행사 거스 그리솜이 탔던 우주선 ‘리버티 벨 7호’는 대서양 밑으로 가라앉았는데 38년 만인 99년 여름 해저 4.9㎞에서 건져 냈다. 우리도 다시 시도해 보면 어떨까? 신안 앞바다에선 보물선도 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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