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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저돌적인 마이크 리 뮌헨은 친화력 좋은 존 팁스

지난 6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템스강변 근처 야외 레스토랑. 와인 파티가 한창인 가운데 카를로스 누즈만(브라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계 VIP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런던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행사인 스포트어코드(3~8일) 참가자들이었다. 준비한 와인이 동이 날 정도로 성황을 이룬 이 파티를 주최한 사람은 마이크 리. 스포츠 외교계에서 알아주는 ‘홍보의 달인’이자 올림픽 유치 전문 컨설턴트다. 강원도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 영입한 인물이다.

2018 겨울올림픽 유치, 앙숙 컨설턴트 ‘대리전’

이날 파티는 마이크 리가 설립한 올림픽·월드컵 유치 컨설팅 전문 회사 ‘베로 커뮤니케이션스’의 창립 5주년을 기념한 자리였다. 스포트어코드 본부 호텔에서 상당한 거리를 걸어와야 함에도 누즈만 IOC위원과 같은 VIP들이 참석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마이크 리는 누즈만 위원이 이끈 2016년 리우 여름올림픽 유치 성공의 일등공신이었다. 브라질은 이미 2007년 2014 월드컵을 유치했다. ‘안배의 원칙’을 중시하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브라질의 여름올림픽 유치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9년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로 ‘리우’를 호명했다. 마이크 리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파티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올림픽 전문기자들을 포함한 상당수 손님이 중간에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이들이 향한 곳은 또 다른 유치 전문 컨설턴트, 존 팁스가 이끄는 맥주 파티였다. 존 팁스의 컨설팅 회사인 JTA는 평창의 강력한 경쟁자인 독일 뮌헨을 돕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존 팁스는 마이크 리의 오랜 호적수다. 한 미국인 기자는 “같은 날 저녁에 행사를 마련하다니, 이젠 올림픽 유치뿐 아니라 파티 손님 유치까지 경쟁하나 보다”라며 혀를 찼다.

IOC 위원 접근 위해 컨설턴트 고용
올림픽 유치전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린다. 전쟁에서는 전략가가 필요하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IOC 위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감각과 인맥이 필수다. 따라서 생겨난 업종이 ‘올림픽 전문 컨설턴트’다.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에서 프랑스 안시는 올해 초까지 컨설턴트의 도움 없이 나섰다가 한계를 느끼고 앤드루 크레이그라는 컨설턴트를 영입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올림픽 전문기자인 재클린 맥네이는 “IOC의 까다로운 윤리규정상 IOC위원들은 유치위와 접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 간극을 컨설턴트들이 자신들의 노하우와 인맥으로 메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P의 스포츠 전문기자 스티브 윌슨은 “올림픽과 월드컵 유치는 중동·남미까지 시장이 확대되면서 더욱 불이 붙는 모양새”라며 “프레젠테이션·홍보·인맥관리 등으로 컨설턴트 시장이 전문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존 팁스와 마이크 리는 이들 중에서도 홍보에 중점을 둔 전략가로 뛰고 있다.

국제 스포츠계에선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을 ‘평창 vs 뮌헨’의 대결이면서 동시에 ‘마이크 리 vs 존 팁스’의 결투로 본다. 국내엔 생소한 이 둘의 유일한 공통점은 영국인이라는 것 정도다. 팁스가 1m90㎝를 넘는 거구에 농담으로 좌중을 모으는 반면 리는 작고 다부진 체구에 진지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맥네이 기자는 “마이크는 새로운 지역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고 존은 특유의 친화력을 자랑한다”고 귀띔했다.

둘은 팽팽한 대결을 펼쳐 왔다. 그중에서도 2012년 여름올림픽 유치전은 ‘혈투’로 기억된다. 팁스는 강력한 후보였던 파리를, 리는 상대적으로 약자였던 런던을 맡았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런던의 승리. 프랑스인 올림픽 유치 컨설턴트인 발레리 아망은 “파리는 자신감이 지나쳐 ‘좀 더 친화력 있게 접근해야 한다’는 팁스의 조언을 무시했고, 그 결과 저돌적인 리에게 패했다”고 분석했다. 이 승리는 리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안겨줬다.

리, 영감 넘치는 메시지로 평창 알려
이번 스포트어코드의 겨울올림픽 후보도시 프레젠테이션에서 평창은 아시아에선 일본만이 겨울올림픽 개최국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지평’이라는 슬로건에 힘을 실었다. 이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건 한 장의 세계지도였다. 지금까지 겨울올림픽이 열린 장소를 표시한 간단한 내용이지만, 겨울올림픽이 얼마나 유럽에 집중됐는지를 강력한 시각적 메시지로 보여 줬다. 그 지도를 본 영국인 기자는 “저게 바로 마이크 리의 터치”라고 감탄했다. AP의 윌슨은 “리는 그의 고객에게 부족한 점이 뭔지 정확히 파악하고, 영감이 넘치는 메시지를 디자인해서 공략하는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도 이끌어냈다.

팁스 역시 만만치 않다. 겨울올림픽에선 그가 더 많은 노하우를 자랑한다는 시각도 있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에서 평창을 무릎 꿇린 러시아의 소치가 팁스의 작품이다. 당시 마이크 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유치를 도왔고, 패배했다.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에선 과연 누가 웃을 것인가. IOC 관계자들과 전문기자들은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결론은 7월 6일 IOC총회에서 내려진다. 그때까지 ‘마이크 리 vs 존 팁스’의 머리싸움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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