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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하고 거스름돈 받고 … 전통시장서 경제 배웠죠

전통시장에 아이들이 떴다. 천안시와 남산중앙시장 상인들이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돈의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무대를 마련했다. 엄마·아빠와 함께 대형마트만 다니던 아이들이 신기한 듯 시장 구석구석을 휘저었다.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배웠다.



장보러 간 유치원 아이들







천안 남산중앙시장을 찾은 천안중앙유치원 어린이들이 장보기에 한창이다. 콩나물을 사러 들른 아이들에게 주인이 인심 좋게 콩나물을 한 가득 담아주고 있다. [조영회 기자]







“2500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요?”



 “콩나물이요.” “양말이요.” “감자요.”



 선생님의 물음에 유치원생들이 ‘삐약삐약’ 여기저기서 답변을 쏟아낸다.



 “이게 뭔 줄 알아요?”



 “상품권이요.”



 “얼마짜리죠?”



 “5000원짜리요!”



 부모 손잡고 대형마트만 다니던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1일 오전 10시 30분. 천안 남산중앙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에게 전통시장에서의 장보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물건을 고르고 돈(상품권)을 건네는 법, 거스름돈을 받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들었다.



 이날 짝꿍과 둘이서 5000원짜리 상품권 한 장을 나눠 사용해야 한다는 숙제를 받았다. 아이들은 ‘돈 같지 않은’ 상품권을 요리조리 살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30분간의 교육이 끝나고 마침내 시장으로 향했다.



 “이번 주 일요일 날이 할아버지 생신이야. 할아버지한테 양말 사드릴 거야.” 성현이가 친구 영서에게 자랑한다.



 이에 뒤질세라 은고도 동생 은영이에게 줄 양말을 고른다. 요즘 자기 말을 잘 들어 선물을 줄거란다.



 가은이는 액세서리가게 ‘토토양말집’에서 머리핀을 골랐다. 상점주인 미야자와 아끼꼬(50)가 한국말로 차근차근 가격을 말해줬다. 하지만 사고 싶은 핀은 1500원인데 500원 밖에 남지 않아 고민이다.



 예주는 엄마의 부탁으로 사과를 살 계획이다.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노점의 아주머니가 맛있는 사과를 골라 예주의 장바구니에 담아줬다. 알아서 해주는 아주머니가 고마웠다.



 “난 버섯 사러 왔는데….” 원준이가 쑥스러운 듯 조용히 말한 뒤 노점의 광주리로 눈을 돌렸다. ‘느타리, 새송이, 싸리버섯 등등.’ 종류가 많아 어떤 버섯을 사야 하는지 헷갈렸다.



 노점에 쭈그리고 앉아 가격을 묻던 한 아이는 갸우뚱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금액과 맞지 않는 듯 했다. 한 개를 사니 돈이 남고, 2개를 사자니 모자라는 모양이었다.



 이를 눈치 챈 노점 할머니가 흥정을 걸었다. 또 다른 물건을 덤으로 주며 값을 맞춰줬다.



 유치원 아이들의 등장으로 전통시장에 활기가 생겼다. 전통시장에서 아이들은 스타였다. 지나가는 상인들이 아이들의 볼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 같아!” “쟤들 좀 봐 노란병아리 같아. 아휴 귀여워.” 상인과 손님들은 장을 보고 있는 아이들이 귀여워 눈을 떼지 못했다.



 장보기가 끝날 무렵. “이제는 혼자서도 살 수 있겠어요?” “네~”



 정안나(35·여) 교사의 물음에 아이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이날 아이들에게는 전통시장에서도 씩씩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장보기에 나선 한 어린이가 머리핀을 고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시 동남구와 남산중앙시장상인회(회장 이선우)가 마련한 어린이 전통시장 체험행사가 인기를 예감하고 있다. 이 행사는 대형마트에 익숙한 어린 세대에게 우리 고유의 전통시장을 알리기 위해 계획됐다. 상반기에는 4~6월까지 13주 동안 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하반기 체험학습은 6월 중 신청을 받아 10월까지 매주 40여 명을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장의 유래와 발달, 전통시장의 특징, 알뜰 장보기 등의 경제교육이 진행된다. 이어 남산중앙, 천일시장 등을 찾아 전통시장의 변모와 생생한 현장을 체험한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직접 물건을 구입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전통시장과 친해지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를 위해 상인회에서는 300만원 정도의 상품권을 마련해 유치원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동남구청에서는 아이들에게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홍보물과 ‘종이모자’를 나눠주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청 허강욱 지역경제팀장은 “어려서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체험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그는 또 “어린 세대에게 천안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전통시장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청 문의=천안시 동남구청 산업환경과 041-521-4293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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