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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외고 ‘하이미’의 아름다운 기부

기부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돈으로 남을 돕는 것이 기부다’ 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개인의 재능을 이웃에 나눠주는 재능 기부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외고 학생 봉사단이 지역 또래아이들에게 재능을 기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관내 중학교에 파견돼 동생들을 가르치는 ‘하이미’ 학생들의 기부 현장을 찾았다.



지역 중학생 후배들에게 공부법 재능 나눠줍니다







충남외고 ‘하이미’ 학생들이 음봉중학교를 방문해 동생들에게 친절히 학습 지도를 하고 있다.







멘티를 만나러 가는 길



지난 2일 오후 1시30분 충남외국어고등학교 3층 강당. 토요일 임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학생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기다린 사람은 다름아닌 안덕규 교장. 안 교장은 밝은 표정으로 강당으로 들어와 학생들에게 말한다.



 “하이미 여러분들은 충남외고의 얼굴입니다. 동생들에게 든든한 언니, 오빠가 돼 줄 수 있죠?”



 “네~!”



 “오늘부터 여러분은 중학생 멘티들을 책임져야 할 든든한 멘토가 되는 겁니다. 공부 이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정신적 지주가 돼 주세요”



 간단한 발대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한 뒤 하이미 봉사단은 묵직한 가방을 들고 저마다 지정된 버스에 탑승해 인근 중학교로 향한다.



 집에 가야 할 시간이지만 학생들은 불평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동생들을 만나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렘에 버스 안에서 각자가 준비한 유인물을 보며 즐거운 표정으로 학습준비에 열중한다.



 이날 98명으로 구성된 충남외고 하이미 학생들은 아산시 관내 9곳의 중학교 학생들과 1대 1 결연을 맺고 2주에 한번씩 영어와 수학 등 학습지도와 공부하는 방법을 도와주는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활동 2년 차인 이미영(2년·여) 양은 “남을 가르치는 게 쉬운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지난해 느꼈다.”라며 “올해는 준비를 더 철저히 해서 멘티가 나로 인해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아이들이 재능 나눔을 통해 한 층 성숙해 지는 모습을 볼 때면 절로 흥이 난다.”며 “타 시도에서도 하이미 와 같은 봉사단을 많이 만들어 선·후배간 재능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확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흐뭇해 했다.



“그들의 꿈을 키워 줬습니다”



같은 시각 아산 음봉중학교 3층 도서관. 25명의 학생들이 충남외고 ‘하이미’ 언니·형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 김유진(3년) 양의 사연은 좀 특별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하이미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진양은 처음엔 비슷한 또래 언니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써가며 무엇인가를 도움 받는다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하이미’ 언니 덕택에 자신의 성격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멘토 언니가 특목고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뭔가 나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지만 내 꿈을 같이 논의한 뒤 그 꿈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설계해 주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유진양은 마음을 터 놓고 평일에도 문자를 보내며 안부를 서로 주고 받았다. 공부를 하다 어려운 문제가 있어도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마음이 답답할 때나 집중도가 떨어졌을 때도 ‘하이미’ 언니를 찾았다.



 그 결과 유진 양의 성적은 눈에 띄게 올랐다. 2년 동안 평균 70점 대에 머물던 그의 성적이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단번에 80점대로 오른 것이다.



 “하이미 언니는 간호사가 꿈인 나에게 꼭 맞는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 것 같다”며 “지금은 그 언니가 대학생이 돼 예전처럼 연락은 많이 못하지만, 한 순간도 고마움을 잊어 본 적이 없다. 이제 새로운 멘토를 만나 중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음봉중 임완묵 교장은 “지난해 충남외고의 하이미 프로그램으로 유진양처럼 혜택을 본 학생들이 많다”며 “공부를 가르쳐 학습성적을 무조건 올리려는 방식에서 벗어나 언니 형들로 다가가 학업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음봉중 이선미 교감도 “또래 아이들끼리 서로 위해주고 도움을 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하이미를 통해 작은 학교에서 큰 꿈을 갖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너무 기특하다”고 거들었다.



사교육 없이 공부 잘하는 지역 만든다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돼 또래 학생들의 교과학습을 지도하고 진로를 상담한다는 점에서 하이미는 기존의 멘토링과 다른 특성이 있다. Hi-Mi(하이미)라는 명칭 역시 고등학생(High School)이 중학생(Middle School)의 멘토가 돼 지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하이미 교육봉사활동은 교육 수요자들에게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이미에 참가했던 충남외고 학생들에게도 성적·리더십 향상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에 인근 중학교에서도 멘토링 요청이 이어져 충남외고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학교 특색사업으로 하이미 교육봉사활동을 확대 실시키로 했다.



 이미 충남외고생 98명으로 구성된 멘토들이 아산 관내 9개 중학교 98명의 학생들과 결연을 맺고 12월까지 주말을 이용한 교과학습 지도 및 상담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이미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의 교육 네트워크의 구성은 사교육 없는 교육환경 조성과 지역 학생들의 학력 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사업으로 아산시에서도 올해에 운영 예산 1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충남외고의 안덕규 교장은 “하이미 교육활동은 충남외고 학생에게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 향상을, 지역 학생에게는 학력 신장의 기회를, 지역사회에서는 인재 육성 계기가 되는 윈-윈의 전략”이라며 하이미 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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