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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사월의 사과나무를 위한 기도







김광희 아산교육장



남녘에서 들리던 꽃소식이 교육지원청 앞마당까지 찾아 왔다.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피운 걸 보니 머지않아 목련꽃이 벙글어지고, 산에는 진달래가 지천일 것이다.



 겨울에는 이 나무 저 나무 별 차이가 없었는데 봄이 되어 형형색색의 서로 다른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한 순간의 겉모습만 보고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왕자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3월에 교육장으로 부임한 후 아침 시간을 이용하여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아침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고생하는 녹색어머니회를 비롯한 교육 공동체들에게 따뜻한 인사라도 건네고,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매력 있는 아산 교육을 위한 교육장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환한 웃음을 만나면 아침부터 즐겁다. 사월의 사과나무처럼 싱싱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곤 한다.



 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한 학생 한 학생 모두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 다른 빛깔로 봄 동산을 수놓은 꽃나무들처럼 저 학생들도 머지않아 세상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 소중한 꿈나무들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조하고 학교의 특성을 살린 자율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교육지원청도 학생 개개인의 아름다운 빛깔을 찾아주는 매력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아산시청, 삼성전자와 함께 장영실 영재교육원을 운영해 영재들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있다. 또, 교육복지지원사업을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자신의 소중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키 작은 채송화나 키 큰 해바라기 모두를 소중하게 여기는 어울림의 교육으로 행복하고 매력 있는 배움터를 가꾸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세상의 모진 바람이 꿈나무들을 휘어지게 하고, 여린 가지를 부러뜨리기도 한다. 청소년 탈선이나 학교 폭력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휘어진 가지를 다시 바르게 하고, 여린 가지를 보호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휘어진 가지를 바로 세우는데 칭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나무 가지가 햇빛을 향해서 자라듯 학생들은 칭찬이 있는 방향으로 자신의 마음의 가지를 뻗는다. 가르치는 이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섬세함이다. 겉으로 들어난 학생의 행동뿐만 아니라 학생 마음 깊숙한 곳의 아픔과 고민까지 읽어내고, 그 아픔을 칭찬으로 어루만질 수 있어야 휘어진 가지를 바로 세우는 마음의 의사(醫師)가 될 수 있다.



 전에 모 고등학교에 교장으로 근무할 때 학생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주는 다양한 시상제를 운영한 적이 있다. 칭찬을 위해서 먼저 자상한 관심이 필요했다. 말의 성찬은 당장은 듣기 좋을지 모르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이지 못한다. 매일 아침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며 행동을 관찰하고, 빛깔과 향기에 어울리는 칭찬을 하자 학생들이 마음을 열었다.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자긍심이 높아지고, 마음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로 이어졌다. 그 때 그 학생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받치는 대들보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충청남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바른 품성 5운동의 첫째 덕목으로 칭찬을 내세운 것도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언어는 생각의 집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은 언어로 표현되고 그 언어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칭찬이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칭찬의 아름다움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좋은 점을 찾아서 격려하면 좋은 점이 큰 나무처럼 자랄 것이다. 그 나무들이 어깨를 맞대고 무성한 숲을 이룬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



 칭찬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도 사월의 사과나무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이 학교에 온다. 생김새와 꿈은 다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키 작은 채송화와 키 큰 해바라기가 어울릴 수 있는 꽃밭,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달릴 수 있는 배움터를 꿈꾼다. 오늘 아침에 만난 학생의 환한 웃음을 떠올리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한다.



김광희 아산교육장

일러스트=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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