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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네 번째 학생 자살 … 5년 만에 브레이크 걸린 KAIST 개혁





서남표 총장 “차등 수업료 다음 학기 폐지”
“조금만 더 일찍 결정됐더라면 … ” 슬픈 소식 접한 학생들 아쉬움도



서남표 KAIST 총장이 7일 학교 본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7일 오후 4시45분. KAIST 총장실에 인천 남동경찰서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KAIST 2학년생 박모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군은 6일 휴학을 하고 하루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올해 들어 네 번째 KAIST 학생의 자살 소식이었다. 서남표 총장의 표정이 얼음처럼 굳어졌다. ‘KAIST 개교 40년 만의 최대 위기’ 순간이었다.



 서 총장은 곧바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논란이 됐던 수업료 차등 부과제를 어떻게 개선하겠느냐”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서 총장은 처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조만간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수업료 차등 부과제’는 서 총장이 2006년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가장 역점을 두고 시행해 온 개혁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보직교수는 “자신의 수립한 핵심 개혁 과제를 스스로 포기한다고 선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질문에 그가 말문을 열었다. “다음 학기부터 수업료 부과 제도를 없앨 계획입니다”. 5년 만에 서총장의 KAIST 개혁 작업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순간이었다.











 구체적인 수업료 부과 제도 개선안은 이균민 교무처장이 발표했다. 이 교무처장은 “재학 4년(8학기) 동안은 학점이 나빠도 수업료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년 안에 졸업하지 못하고 9학기에 들어가면 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와 수업료 600여만원을 내야 한다. 이 같은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의 동의와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KAIST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만점에 3.0 미만인 학부생에 대해서는 최저 6만원에서 최고 600만원의 수업료가 부과됐다. 지난해에는 전체 학생 7805명 중 1006명(12.9%)이 1인당 평균 254만원의 수업료를 냈다. 수업료를 낸 학생의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등 해마다 상승해 왔다. 돈도 문제지만 수업료를 내는 건 학업성적이 나쁘다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는 것과 같았다. 학생들은 이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KAIST 학생들은 등록금 제도 개선 소식을 반길 틈도 없이 또 다른 학우의 자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4일부터 대학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온 이준혁(19)군은 “네 번 째 슬픈 소식이 전해져 마음이 무겁다”며 “등록금 제도가 좀 더 일찍 개선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생들은 서 총장이 학생 자살과 관련해 학교 사이트에 “학생들이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반발해 왔다.



 서 총장은 4일 학교 인터넷 사이트에 “이 세상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중에 이기기 위해 때로는 지금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3학년 허현호(산업디자인과)씨는 6일 오후 ‘카이스트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우리 4000 학우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 붙였다. 그는 “학점 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며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라고 적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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