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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막걸리 위기론







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막걸리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올 2월 막걸리 내수 출하량은 2만2753kL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4757kL)보다 8.1% 줄었다. 막걸리 출하량은 지난해 9월 3만328kL를 기록한 이래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막걸리가 잘나갈 때도 주요 주류업체는 막걸리 생산을 주저했다. 전통주가 순식간에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광경을 목격한 탓이다. 막걸리 전용 매대를 운영하던 대형마트들은 매대를 줄이거나 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막걸리=싼 술’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업체마다 값을 낮추는 데만 주력할 뿐 고급화 노력이 더디다.



 하지만 막걸리는 여전히 저력 있는 주종이다. 수출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수출량은 1770kL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주류업체 대표는 “막걸리가 성장과 몰락의 기로에 선 것 같다”며 “싸고 편하게 먹는 술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자체 막걸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일본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막걸리를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에 담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 위생기준을 철저히 지키도록 유도한다. 일본 전통주인 사케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일본 국세청은 향과 원료, 제조법에 따라 사케 등급을 ‘다이긴조슈(大吟釀酒)’ ‘긴조슈(吟釀酒)’ ‘준마이슈(純味酒)’ ‘혼조조슈(本釀造酒)’ ‘후쓰우슈(普通酒)’로 매겨 놓았다. 고가의 사케에는 와인처럼 일련번호와 함께 제조회사·제조산지·출하연도가 담긴 라벨을 붙인다. 메이지유신 이래 도가의 젊은이들을 프랑스 보르도 등으로 보내 유학토록 한 덕에 쌓은 노하우다. 자연스레 해당 제품과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간바레 토-짱(힘내요 아빠란 뜻)’이란 사케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귀여운 디자인과 이름이 국내 소비자들에게서도 호감을 얻었다. 와인처럼 어렵지도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300여 개가 넘는 도가가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지금은 아무런 스토리 없이 ‘우리 쌀로 만들었다’는 점만 강조할 때가 아니다. 막걸리도 골라 먹는 맛과 멋을 소비자들에게 선물할 때다.



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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