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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응답자 무작위 선정이 중요하다







노규형
㈜리서치 앤 리서치 (R&R) 대표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전화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조사기관들이 새로운 조사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중 하나가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하는 RDD(Random Digit Dialing) 전화조사 방식이다. 기존의 전화조사는 등재된 유선전화번호부를 표집틀로 해 조사했었다. 그런데 이 조사 방법은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 중 50% 정도만이 등재하고 있어 그렇지 않은 전화조사 가입자들은 애당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포함오류(coverage error)의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RDD 방식은 임의로 생성된 전화번호를 사용하므로 등재되지 않은 전화 가입자도 조사 대상이어서 기존의 전화조사가 갖는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게다가 유선전화만이 아닌 무선전화 가입자들도 조사 대상이 돼 무선전화만을 가진 약 20%에 달하는 응답자도 포함할 수 있다. RDD 방식은 전화조사의 대상이 되는 응답자를 더 많이 포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전화조사보다는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의 전화조사는 할당표집을 사용했는데, 이는 모집단의 성·연령·지역 등 주요 변수에 해당하는 일정 비율에 따라 응답자 수를 조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구비례에 의해 전체 조사 대상 성인 중 서울, 20대, 남성의 비율이 2.2%라고 한다면 1000명의 응답자 중 22명은 서울, 20대, 남성이 되도록 할당해 표집한다는 뜻이다. 나름대로 모집단 비율에 근접해 표집한다고 하나 할당 준거에 포함되지 않는 직업이나 학력 등에 있어서는 모집단 비율과 맞지 않을 수 있어 통계적으로 많은 단점이 있다. 미국 갤럽이 1948년 트루먼과 듀이의 선거예측 조사에서 틀린 것도 할당 표집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당 표집의 가장 큰 단점은 응답자 선정에서 무작위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구 내의 구성원 중에서도 임의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 생일법이다. 즉 가구에 전화를 걸어 가구의 조사대상자 수를 파악한 후 그중 생일이 가장 최근에 지나간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또한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나 해당자가 없을 경우, 그리고 통화 중일 경우에는 해당 응답자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재시도(call-back)해야 한다. 재시도를 하는 절차도 응답자의 생활양식에 따라 주중이나 주말을 안배해 규정해야 하는데, 미국 갤럽의 경우에는 주중 세 차례, 주말 두 차례 조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구 내에서 임의로 선택된 응답자를 쉽게 대체하지 않음으로써 임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RDD로 하더라도 재시도하지 않고 전화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당 표집을 하루나 이틀 만에 끝내는 전화조사는 제대로 된 임의표집조사라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임의표집 전화조사 방식이라면 RDD뿐 아니라 응답자의 선정까지도 임의(random)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노규형 ㈜리서치 앤 리서치 (R&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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