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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유류세 인하 검토” 윤증현 “아직은 때 아니다”





유류세 인하, 만지작거리는 정부



오늘부터 주유소 기름값 100원 인하 SK에너지를 비롯해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정유 4사가 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L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하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주유를 하루 미뤘다. 6일 오후 경기도 과천의 한 SK주유소가 한산하다. [강정현 기자]











김황식 총리(左), 윤증현 장관(右)













4·27 재·보궐 선거를 앞둔 여당에 가장 부담스러운 게 물가다. 특히 기름값은 국민 대다수가 매일 피부로 느끼는 것이어서 압박이 더하다. 그 점에서 여당 의원들이 정부에 대책을 다그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난처해진 정부가 한 일은 뭘까. 우선 정유사를 압박했다. 정부에 팔목이 비틀린 정유사들은 ‘L당 100원 인하’로 성의를 표시했다.



 정부도 뭔가 내놔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커졌다. 김황식 총리가 6일 “세수와 에너지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유류세 인하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배경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9일 한 포럼에서 “유류세 인하를 포함해 단계별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 다 원론적인 언급에 불과하다.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훨씬 더 오르지 않는 한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윤 장관이 지난달 국회에서 “현 단계에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고유가가 이어지다 보니 정부에 기대는 요구도 강해지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송보경 이사는 “가격 상승의 고통은 서민일수록 더 크다는 점을 정부가 외면하는 것 같다”며 “정부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해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내릴 여지는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기름에 붙는 관세·부가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유 수입액은 25조65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이 때문에 수입원유에 붙는 관세가 2028억원, 부가세는 7307억원이나 늘었다.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다시 수출할 때 더 걷힌 관세와 부가세의 60%를 도로 내준다지만 그래도 고유가 덕분에 약 4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난 건 분명하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석유시장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석유제품 선물시장 개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와 같이 정유사·대리점·주유소가 사실상 수직계열화된 유통구조하에서는 경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우리의 석유시장이 효율적인 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가격공개를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올해 안에 개설하며 ▶선물시장 개설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한 유가 태스크포스(TF)의 연구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식경제부 이관섭 에너지산업정책관은 “국제유가가 오를 땐 국내 가격이 빨리 올라가고, 국제유가 하락기에는 천천히 조정되는 ‘비대칭성’이 일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제 연구결과는 비대칭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인데 정부가 처음부터 ‘비대칭적’이라고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추기식 발표를 한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정말 묘한 건 정부 발표”라고 했다.



 내놓은 대책도 기시감이 강하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기로 한 석유제품 거래시장은 2000년 석유공사가 시행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제6의 독립폴 설립은 이마트나 농협주유소와 비슷한 내용이다. SK주유소에서 별도의 저장탱크나 주유기 없이도 GS칼텍스나 에쓰오일 기름을 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목은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표법 위반 소지가 있어 장기 과제로 넘기고 말았다.



 정부가 ‘석유가격 안정화 노력, 사회공헌 활동을 포함한 정유사별 사회적 책임경영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하자 학계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연세대 이두원 교수는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정유사가 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리지 않는지를 검증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지, 이런 부분까지 간섭하는 것은 준조세 성격의 규제”라고 말했다.



글=권혁주·최현철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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