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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힐러리 한, 바이올린은 뜨겁죠





12일 예술의전당서 내한공연



힐러리 한은 14년 전 바흐의 소나타·파르티타로 데뷔 앨범을 냈다. 17세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무거운 작품이다. 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이 우려했지만 나는 바흐가 편안했다”고 말했다.



“마크, 당신이 진정한 작곡가라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세상에,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하. 제 말은, 작곡가들의 실제 삶은 어떤 점에서 자신의 일과 연결되는지 알고 싶다는 거에요.”



 미국 작곡가 마크 아다모를 당황케 한 질문을 던진 사람은 깐깐한 비평가가 아니다. 또 호기심 많은 기자도 아니다. 바로 32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Hilary Hahn)이다. 독일계 미국인 연주자인 그는 현대음악 전문 웹진(www.sequenza21.com)의 객원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다.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한은 독특한 음악가다. 우리 시대의 작곡가·연주자를 직접 찾아 인터뷰 하고 이를 영상에 담아 올린다. 에세이 ‘바이 힐러리(By Hilary)’도 쓰고 있다. 세계 각지 연주 여행을 다니며 느낀 것은 적는다. 현지 소식과 음악에 대한 단상을 본인의 홈페이지(hilaryhahn.com)에 연재한다.



 그만큼 한의 관심사는 넓다. 사실 그는 수재형 음악가다. 네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열 살 때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해 열여섯에 학사과정을 끝냈다. 하지만 그는 이달 초 전화 인터뷰에서 읽고 쓰는 것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셰익스피어를 읽고, 독일어·프랑스어를 더 배우기 위해 커티스 졸업을 3년이나 미룰 정도였어요. 문학·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했죠.”(웃음)



 덕분에 그는 독일어·프랑스어로 인터뷰를 할 수 있다. 일본어도 대부분 알아 듣고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지 않았으면 작가가 됐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읽고 쓰는 것과 바이올린을 거의 동시에 배우기 시작했죠. 음악과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며 저를 발전시키고 있다 생각해요.”



 연주 실력도 세계 정상급이다. 1997년 바흐로 데뷔 앨범을 낸 뒤 그래미·그라모폰 상 등을 휩쓸었다. 한 해 100차례 이상의 콘서트를 세계 40여 개국에서 열고 있다. 차세대 빅스타로 꼽히고 있다. 음악칼럼니스트 최은규씨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힐러리 한의 연주는 경이롭다. 지나치게 냉철하고 빈틈없는 음악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인상을 지우기 힘들 정도”라고 평했다.



 “얼음 공주요? 어떤 사람들이 제 음악을 지나치게 냉정하다 비판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향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을 정확히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참 재미있는 별명이죠. 저와 친한 사람들은 ‘얼음 공주’가 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놀라거든요.”



 한의 트위터 아이디는 ‘바이올린케이스(@violincase)’. 자신의 악기 케이스를 화자(話者)로 내세워 글을 올린다. “오늘은 중국어를 쓰는 한 도시로 왔다. 주인이 어디로 데려온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라는 식의 능청을 부린다. 그의 왕성한 탐구심과 풍부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힐러리 한이 1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울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2006년 첫 내한 이후 네 번째 한국 무대다. 02-599-5743.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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