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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불상에 절했다가 해직 뒤 복직한 강남대 이찬수 교수





기독교인이 불상에 절했다고 우상숭배인가
신을 욕망의 수단으로 삼는 게 우상숭배다



이찬수 교수는 “신은 밖에만 있지 않다. 우리보다 먼저 우리 안에 계신 분이다. 그 동안 밖을 향하는 외침만 컸다. 이젠 내 안의 신을 향해서도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사형일까, 아니면 구도자형일까. 강남대 이찬수(49·길벗예수교회 담임목사) 교수 얘기다. 그는 2003년 ‘똘레랑스’라는 제목의 EBS TV프로그램에 출연, “개신교가 배타적인 종교는 아니다.



종교간 조화와 관용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불상에 절을 했다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우상숭배를 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35개 사회·종교단체가 대책위를 꾸려 그를 지지했다. 결국 이 교수는 “학교 측의 재임용 거부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끌어냈다. 2010년 9월 강남대로 복직했다.





올 봄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제도권 밖의 인문학 운동’을 표방하는 서울 마포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강연도 맡았다. 강좌명은 ‘불교와 기독교가 만나는 자리’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9시30분, 02-777-0616). 다시 ‘기독교와 불교의 소통’을 주제로 내건 것이다. 5일 경기도 용인 강남대 교정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당신은 크리스천인가.



 “그렇다. 할머니의 유언으로 어머니가 기독교인이 됐다. 저도 초등학생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고등학생 때도, 대학생 때도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갈망한다.”



 -목사가 왜 불교를 가르치나.



 “저는 서강대 화학과 82학번이다. 전투경찰이 교내에 상주하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다 민중목회를 하는 목사가 되기로 했다. 2학년 때 부전공으로 종교학을 택했다.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충격을 받았다.”



 -어떤 충격인가.



 “종교학을 모른다면 신학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 종교, 중국 종교 등도 신선했다. 불교가 준 충격이 가장 컸다. 화엄철학과 선(禪)불교를 공부하면서 ‘종교적 전환’을 경험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적지 않은 기독교인이 하나님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틀 안에 신을 가두고 있었다. 저 역시 그런 오류를 범했다. 예수님께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한다’고 하셨다. 불교가 자유로운 삶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불교의 가르침은 불변하는 실체를 전제하지 않고, 모든 세상을 관계적이고 상대적으로 보면서 집착의 근원을 제거했다. 그걸 통해 알게 됐다. 하나님이 정말 세상의 창조주이시고, 만물의 근원이시고, 세상의 모든 곳에 계시는 분임을 말이다. 또 역사적·문화적 상황에 따라 자신을 다양하게 드러내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교수는 석사 학위가 둘이다. 하나는 신학이고, 또 하나는 불교학이다. 박사 논문에서도 기독교와 불교를 비교했다.



 -기독교와 불교는 무엇이 통하나.



 “외형적 언어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지향하는 세계랄까, 구원론적 구조는 서로 통한다. 가령 예수는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이고, 석가모니 부처는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다. 하나님 나라가 뭔가. 인간의 다스림, 황제의 다스림이 아니라 신의 다스림이다. 신의 다스림 자체는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번뇌의 불꽃이 꺼진 상태다. 불교에선 그걸 ‘열반’이라고 부른다.”



 -차이점은 뭔가.



 “기독교는 일회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시작과 종말을 말한다. 불교에는 시작과 종말이 없다. 순환적 역사관이다. 그런 외형적 차이가 있다.”



 -그런 차이가 뭘 뜻하나.



 “정말 그 차이를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일회적 역사관과 순환적 역사관이 서로 만날 수 있다고 말이다. 그곳이 하나님의 세계라고 믿는다. 오늘 강의에서도 그런 내용을 다뤘다.”



 -학생들의 반응은.



 “기독교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학생은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풀고, 교회를 다니는 학생은 더 성숙한 기독교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독교가 생각했던 것만큼 편협하진 않구나’ ‘교회가 배타적이라서 싫었는데, 이제 다시 교회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진짜 기독교는 배타적이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교회는 특수한 사람들의 비일상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곳이 진리를 추구하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좋은 곳이란 걸 알게 됐다’ 등의 반응이 많다.”



 -불상에 절을 했다고 우상숭배 논란이 있었다. 우리 시대의 우상숭배란 뭔가.



 “하나님은 무소부재(無所不在·없는 곳이 없다) 하신 분이다. 특정한 형상이나 이념 안에 갇히지 않는 분이시다. 신을 특정한 형상이나 이념으로 제한시키는 행위가 우상숭배다. 오늘날에는 신을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것이 이 시대의 우상숭배다. 상당수 교회와 목회자가 교조화된 신념 체계에만 머무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신앙은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용인=글·사진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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