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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G20은 빈국병·부국병 치료하는 병원







손병두
기획재정부 G20 기획조정단장




주요 20개국(G20) 기획조정단장을 맡은 뒤 “G20 정상회의가 또 열리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잔치 잘 치르고 상을 물렸는데 할 일이 더 남았느냐는 뜻일 게다.



 한국은 내년에 멕시코와 함께 올해 프랑스의 상차림에 동참한다. 트로이카(Troika)라는 G20만의 독특한 회의 운영방식 때문이다. 밥상이 차려질 곳은 프랑스이지만 공동의장국으로서 올해도 할 일이 많다는 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올해 프랑스는 11월 초 칸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크게 네 가지를 내놓았다. 우선 지난해 가을 ‘환율전쟁’의 고조된 긴장 끝에 서울에서 극적으로 합의한 ‘예시적 가이드라인’ 문제가 있다. 서울 정상회의 이전 글로벌 불균형 논의의 초점이 ‘위안화 절상’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면 서울 정상회의 이후에는 과소비이건 과잉저축이건 흑자국·적자국이 공히 문제점을 찾아 시정하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물론 미국·중국 간 견해차가 아직 크지만 지난 2월 파리재무장관회의에서 원만한 타협의 가능성을 본 만큼 ‘중국과 말이 통하는 나라’ 한국이 기여할 여지가 많은 의제다.



 둘째, 올해 프랑스 G20에서 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국제통화제도 개혁’ 논의가 있다. 달러 중심의 단일 기축통화체제가 야기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높은 자본 이동의 변동성’과 ‘글로벌 유동성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자본 이동의 변동성 문제는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시장국에 투자된 선진국의 자금이 일순간에 유출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선진국의 문제로 야기된 2008년 금융위기의 전철을 밟지 말자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신흥국들이 취한 거시건전성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가시적인 결과 도출로 우리의 정책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 과제다.



 셋째는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 위험에 대응하는 과제이다. 필요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가시적 성과 도출이 매우 절실한 분야이기도 하다. 리비아 사태,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다.



 넷째, 한국이 대표 어젠다로 처음 제시해 G20 공식의제로 채택된 개발 분야가 있다. 과거 한국이 했던 것처럼 저개발국이 성장을 통해서 빈곤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장차 새로운 세계 경제 주역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일이다.



 G20을 병원에 비유하자면 각 국가가 다양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자 동시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의사들이라는 것이다. 위장병을 앓고 있어 점점 말라가고 있는 나라들, 반면에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심각한 비만을 앓고 있는 나라들, 각자 진단이 다르고 그에 대한 처방도 달라 서로 다투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상호 진단을 통해 이해하고 돕겠다는 협력의지가 있을 때 세계는 더욱 안전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한국은 G20에서 중간을 차지하며,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한 대외부문의 불균형도 크지 않고 개도국의 입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 조정자로서 가장 적합한 위치라 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한국의 중재 노력은 서울 정상회의라는 잔칫상을 물린 뒤에도 계속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글로벌 경제의 주역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손병두 기획재정부 G20 기획조정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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