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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농식품부의 배추값 잡기







임미진
경제부문 기자




7일 이마트와 롯데슈퍼엔 ‘나라 배추’가 풀린다. 정부가 2월에 사들여 저장해 두었던 월동 배추다. 배추 한 통 가격은 2000원대 초반. 요즘 많이 안정된 도매 시세(한 통 3500원 안팎)보다 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월동 배추를 모두 2095t 비축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도매시장에 740t을 방출했다. 이번에 이마트·롯데슈퍼에 240t, 식품제조 업체에 200t을 추가로 푼다.



 정부가 배추를 수매·비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를 빼면 크게 모자란 적이 거의 없는 데다 배추는 저장기간도 짧아 비축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처음인 건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농촌경제연구소는 한 달에 한 번 시행하던 작황 관측을 열흘 단위로 앞당겼다. 보고서만 받아보던 농식품부 직원도 바뀌었다. 12월부터 전남 해남군 등 배추 산지를 직접 찾았다. 업계 관계자들도 만나 정보를 수집했다. 산지 유통인들을 만나 “재배 면적이 늘었느냐”고 물었고, 김치 제조업체를 접촉해 “배추 충분히 사뒀느냐”고 확인했다. 지난해 가을 배추 대란의 아픈 기억이 정부를 움직인 것이다.



 정부가 1월부터 “월동 배추 물량이 심상치 않다”는 낌새를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한파 때문에 전남 해남·진도의 월동 배추 작황이 20~30% 줄었다는 것, 지난해 공급 부족으로 재고도 별로 없다는 정보가 속속 수집됐다. “이대로 가면 3월 말엔 배추 한 통이 8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그래서 미리 손을 쓸 수 있었다. 농협을 독려해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인 1만5000t으로 늘렸다. 농촌진흥청과 손잡고 “봄배추를 많이 심자”고 농민들을 독려했다. 2월부터 배추를 비축하고 3월 초부터 중국 배추를 들여왔다. 3월 초에 포기당 5000원을 넘나들던 배추 도매 가격이 최근 3000원대로 떨어진 데는 이런 노력이 있었다. 발로 뛰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리 물량을 조절한 것이다.



 요즘 정부의 최대 고민은 물가다. 기름값부터 과자·음료까지 안 뛰는 게 없다. 각 부처가 특별팀을 만들고 업계에 수시로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나 물가는 억지로 잡을 수 없다. “고통을 분담하자”는 호소나 “기름값이 묘하다”는 식의 압력은 처방이 아니다. 농식품부의 배추값 잡기에 해답이 있다.



임미진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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