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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세력, 보상 받을 만큼 받아”




정성헌 이사장

정성헌(66)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민주화 운동세력은 과거의 경력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지 말고 민주화 성과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즈음해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행사는 민주당과 운동권뿐 아니라 한나라당과 뉴라이트까지 참여하는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민주주의는 소중한 가치고 특정집단이 독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운동권이 달라져야 한다는 건가.

 “국민은 민주화 운동세력에 대해 대통령·장관·국회의원 등 보상해 줄 만큼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출범 취지는 민주화운동을 기념·계승·발전시키라는 것이었는데 기념은 하지만 계승은 자의적으로 해왔고, 발전은 거의 없다. 한나라당 민주주의 따로 있고 민주당·운동권 민주주의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운동했으니까 내 민주주의만 옳다고 하면 안 된다.”

 -운동권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나.

 “10년간 집권했는데 사람을 잘못 썼다. 인재를 쓰려는 자세가 안 됐다. 그건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인데, 자기 사람만 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에 빈부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운동권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집권했고 서민을 위한다고 했는데 서민들은 더 힘들어졌다. 그럼 잘못한 거 아니냐.”

 -운동권 후배들에게 감방 갔다 왔다고 정치범인 척하지 말라고 한다는데.

 “정치범이니 양심범이니 하는데 나도 감방 가 봤지만 무료 변론도 해주고, 영치금도 넣어주고, 대우도 해준다. 그런데 막걸리 반공법에 걸린 사람은 다르다. 술 한잔 마시고 정부 비판하다 감방에 오면 가족들도 면회 안 온다. 그들이 진짜 정치범인데 이름 없는 민초니까 아무도 기억 안 한다. 우리 같은 확신범은 사실 억울할 게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돌 맞을지 몰라도 민주화운동, 그거 대단한 거 아니다. 잘난 척하면 안 된다.”

 -90년대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유행했던 분신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겠다.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면 안 된다. 운동하는 사람의 자세는 희생이 없게 하고, 아니면 최소화해야 한다. 생명은 절대 가치고 나머지는 상대 가치다. 운동이란 이름으로 절대 가치를 수단화하면 안 된다. 운동은 논리와 삶이 같이 갈 때 오래간다. 생명을 해치면서 하는 운동은 오래 못 간다.”

 -통일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금강산 관광으로 강원도 다른 지역은 관광수입이 줄어 울상이 됐다. 화가 난 강원도 다른 지역 상인들이 북한 가는 버스를 가로막고 농성하려고 했었다. 북쪽에 연탄을 줄 때 남쪽에 사는 연탄 없는 사람도 배려하면서 해야 한다. 내부 통일이 통일의 동력인데 그걸 못했다. 그 다음이 민족 통일이다. 준비를 잘하고 있다가 기회 오면 그냥 통일하는 거다. 통일을 1단계니, 2단계니, 연방제니 국가연합이니 하면서 미리 정해 놓고 하는데 말이 잘 안 된다. 이런 얘기하면 진보진영에선 ‘흡수통일 하자는 거냐’고 발끈하는데 만일 북한에 급변사태가 터지면 흡수통일은 안 되니 그냥 놔둬야 하나. 통일은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해서든 해야 한다.”

 -북한을 어떻게 보나.

 “북한이 처음부터 체제 정통성이 없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인민을 굶기니 정당성이 없다. 한국은 출발 당시의 정통성은 약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키면서 백성이 강한 정통성으로 키웠다. 남북 문제는 중도로 가야 한다. ”

 -앞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건가.

 “내부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하다. 6월항쟁 기념행사도 끼리끼리 하지 말고 한나라당·민주당이 함께 참여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는 게 중요하다. 박태준 전 포철 회장과 박형규 목사 같은 분들이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 대표로 만나 서로 손잡고 미래를 얘기하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현택 기자

◆정성헌 이사장=1964년 고려대 입학 후 6·3사태로 구속됐다. 70년대에는 가톨릭 농민회 활동을 시작해 조직부장, 사무총장, 부회장 등을 맡았다. 91년엔 ‘우리밀살리기’ 초대본부장으로 취임해 우리밀 운동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게 했다. 2000년 이후 고향인 강원도에 내려가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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