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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상률 의혹의 끝은 어디인가

주류(酒類)업체 자문료는 또 뭔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림 로비’ 의혹에서 시작된 한 전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기업체들이 건넨 ‘자문료’의 성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년 가까이 미국에 머물 당시 그는 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이어 주류업체들에게서도 거액을 받았다고 한다. 외국으로 도피하다시피 한 퇴직 공직자에게 석연치 않은 돈을 준 이유와 의도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국세청장이 재직 시절 주류업체의 편의를 봐주고 퇴직 후 뒷돈을 챙겼다면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전관(前官)’을 ‘예우’한 것이라고 순수하게 볼 수도 있지만 그만한 특혜가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 국세청이 주류 사업자들의 명줄을 쥐고 있는 건 공공연한 얘기다. 술의 원료로 사용되는 주정의 생산량, 술병 마개 업체의 사업자 지명권, 소주 가격 인상률의 승인권 등이 국세청장에게 있다. 첨예한 이해가 걸린 사업들이니 ‘거래’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 자문료도 ‘정상 거래’로 포장했지만 ‘대가’가 있었다고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 국세청 직원들이 중간에서 돈 심부름까지 했다니 누가 어디까지 연루된 것인지 그 근원을 검찰은 파헤쳐야 한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국세청장에 임명된 한 전 청장은 현 정부 출범 뒤인 2009년 1월까지 재직했다. 두 정권 내부 사정에 훤하다. 그런 그에게 그림 로비 의혹뿐 아니라 ‘박연차 게이트’의 발단이 된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에 개입했고, 국세청장 시절 정권 실세와 골프 회동을 통해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쏠리고 있다. 진실의 방향에 따라 파장이 클 수 있다. 한 전 청장이 미국 체류 중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지낸 것은 이런 그의 행적(行跡)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른바 ‘BBK사건’의 핵심 인물인 에리카 김이 그와 비슷한 시기에 입국했다 불기소 처분을 받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기업체 자문료까지 더해지니 국민은 헷갈린다. 사건의 실체가 뭔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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