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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건의료계의 ‘검투사’ 허대석 보건의료연구원장





“사서 고생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의료계에서 허대석(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사진) 보건의료연구원장만큼 ‘눈총’을 많이 받은 사람도 드물다. 태반주사·카바수술·글루코사민·로봇수술 등 의료계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한 검증 결과들을 발표하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경계를 받고 있는 것. 하지만 허 교수는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의료비가 GDP의 6.5%(70조원)를 넘어서고 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국민의 의료비가 검증되지 않은 곳에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가에서 관리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연 개원 2주년을 맞아 허대석 교수를 원서동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보건연은 왜 만들어졌나?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의료계에 검증되지 않은 치료가 너무 많다. 식약청 허가 단계를 거치긴 했지만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허가 품목에 대해 식약청이 다시 칼을 들이대는 경우는 드물고, 심평원이 그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보건연은 우리 의료계 전반에 사용되고 있지만 논란을 일으키는 치료제나 기술에 대해 하나씩 검증하고, 연구 결과에 따라 제제나 시정 요청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의료계의 검찰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응급의료 선진화와 같은 의료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연구도 한다.”

-기억에 남았던 주요 과제는.

 “2009년에 238건, 2010년에 198건의 연구주제를 제안받아 이 중 45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환자에게 단순히 죽음의 시간만 늦추는 치료는 환자·가족·의료진 모두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 의학계뿐 아니라 종교계·법조계·사회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 밖에 눈미백술과 카바수술 검증도 기억에 남는다.”

-연구과제 선정을 자의적으로 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보건연은 각기 다른 대학의 의대·사회과학대·법대 교수진 80여 명을 주제 선정 위원으로 추대했다. 주제 제안서 접수 기간에 연구과제들이 접수되면 위원들이 점수를 매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주제 순대로 연구가 수행된다. 선정된 주제 목록은 홈페이지에도 게시된다.”

-직접 임상시험을 해보지 않고 내린 판단인데 믿을 수 있나.

 “임상시험 위주의 1차 연구는 환자 수가 제한돼 있고, 특정 연구자의 편견이 깔려 있어 보편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데 사용되지는 않는다. 보건연이 수행하는 연구는 관련 사안의 전 세계 논문을 모두 모아 분석한 2차 연구다. 현 시점까지 발표된 모든 근거를 포괄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결론에 이르는 연구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논란만 일으켰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하다 보니 손해를 보게 된 이해당사자들이 반발했던 점도 있다. 이제까지 한국 의료가 이만큼 성장하게 된 것은 도전정신과 개척정신 덕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발전하려는 부분을 꺾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며 건전하게 발전해 나가자는 거다. 앞으로의 논란은 최소화하면서 합의된 사안은 정책에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들의 합의도 이끌어낼 것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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