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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업체 명줄 쥐고 흔드는 국세청





한상률, 미 체류 때 4~5곳서 자문료
‘그림 로비’ 수사, 주류업계로 확대
검찰, 모금 개입 국세청 간부 조사



한상률



한상률(58) 전 국세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주류 업계와의 유착 의혹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한 전 청장이 2009년 3월부터 2년 가까이 미국에 머물 당시 주정(酒精) 업체 4~5곳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체재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주정업체 측으로부터 자문료를 모금하는 데 개입한 한 전 청장 측근인 국세청 간부를 최근 소환조사,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업체들이 한 전 청장에게 자문료를 준 이유는 뭘까. 주정은 술의 원료로 사용되는 알코올 농도 85도 이상의 에탄올이다. 국내 주정업체는 모두 10개사이고 시장 규모는 연간 4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들 주정업체는 연간 생산량과 국산 원료 사용량 등을 정할 때 국세청장과 협의하게 돼 있다. 주정시장을 사실상 국세청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정업체 10개사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한 전 청장과의 유착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유명 위스키 수입업체 D사가 2008년 2월 수입 면허 재발급 과정에서 당시 국세청장이던 한 전 청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2007년 수입 면허를 취소당한 D사는 6개월 뒤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신청 5일 만에 면허를 재발급받아 특혜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D사는 “주류 수입 면허는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사전에 신청한 서류의 검토 기간을 합하면 재발급까지 약 2개월이 걸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국세청장에게 사업자 지명권이 있는 술병 마개 업체 2곳이 이 분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점 ▶소주 가격 인상률의 승인권이 국세청에 있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의 술산업 규제 권한이 막강해 주류 사업자들의 명운을 좌우할 수준”이라며 “국세청과 주류·주정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한 전 청장의 측근 장모(일선 세무서장)씨를 다시 불러 대기업 세 곳에서 자문료 5억원을 받아 한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경위와 2007년 1월 한 전 청장의 심부름으로 서미갤러리에서 ‘학동마을’을 구입한 배경을 추궁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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