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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낭비 스톱!] “관사 있다고 일 더 잘하는 것 아니다”

민선 자치시대 개막 이후 한때 광역자치단체장들 사이에서 ‘관사 없애기’ 공약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주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다짐치고 이만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선 5기째를 맞은 지금, 관사가 아닌 곳에 사는 광역단체장은 고작 3명뿐이다. 일부는 없앴던 관사를 부활시켜 재입주하기도 했다. <본지 4월 1일자 18, 19면>



관사 없애 세금 아낀 단체장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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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제2의 집무실’이란 논리를 들고 나왔다. “24시간 어느 때나 업무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사택에선 불가능하다”(서울시), “관사에 있는 게 업무 효율이 훨씬 높다”(부산시)는 반론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장·도지사는 정말 자기 집에서 살면 일이 안 되는 걸까. 사택에서 출퇴근하는 ‘무(無)관사’ 광역단체장 3인방인 김범일(대구광역시)·염홍철(대전광역시)·박맹우(울산광역시) 시장에게 1일 물었다.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 휴대전화, 팩스 다 있는데 안 될 게 뭐 있느냐”(김 시장), “어차피 일은 밖에서 다 보고 온다. 관사 있다고 일 더 잘하지 않는다”(염 시장), “하도 늦게 들어오니까 가급적 집에선 일을 하지 않는다”(박 시장)고 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귀가하는데, 관사를 써도 잠만 자기는 집이나 매한가지라는 얘기였다.



 김범일 시장은 2006년 취임과 동시에 228㎡형 아파트 관사를 매각했다.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엉뚱한 데 돈을 쓸 수가 없었다. 매각대금 4억5000여만원은 시 재정에 보탰다. 대신 자비로 전세 아파트를 얻어 그곳에 입주했다. 관사 사용에 따른 연간 관리비 1000여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염홍철 시장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 “관사를 시민이용시설로 돌리겠다”고 공약했다. 매각할까도 고민했지만 약속대로 어린이집으로 리모델링했다. 관사 관리 업무를 맡은 공무원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었다. 박맹우 시장은 경우가 약간 다르다. 취임할 때부터 관사가 없었다. 전임 심완구 시장이 연면적 257㎡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전용한 뒤였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재빨리 예산까지 책정해 놓고 아파트 관사를 매입하려고 했지만, 박 시장은 결국 ‘무관사’ 전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이 관사를 포기한 건 역시 ‘돈’ 때문이었다. 김 시장은 “취임할 때 대구 경제가 안 좋아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관사에 공무원만 3명이 있었고 관사에서 쓰는 별도 관용차까지 있었다”며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박 시장도 “울산 시내에 내 집이 있는데 굳이 시 예산을 써가며 관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금 낭비가 두려웠다는 얘기다. 세 명의 시장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관사를 쓰는) 다른 단체장들을 욕하는 것 같아 말하기가 난처하다”며 인터뷰를 길게 이어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관사 문화’가 민선 시대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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