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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휘말린 길자연 목사 직무정지 … 흔들리는 한기총




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10개 개신교 단체가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한기총 해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열린 한기총 해체 촉구 기자회견 모습.


개신교계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벼랑 끝에 섰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왕성교회 담임목사)이 인준상의 하자 문제로 28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직무집행 정지 판결을 받았다. 대표회장 직무정지는 한기총 초유의 사태다. 법원이 선임한 김용호 변호사가 대표회장 직무를 대행한다. 이에 따라 한기총 계파 간 내분이 증폭될 전망이다. 교계 일각에선 한기총 해체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

◆금권선거 논란=길 목사는 금권선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포문은 이광선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신일교회 담임)가 열었다. 지난 2월 대표회장 임기를 막 마친 이 목사는 “처음에는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 그러자 떨어졌다. 이듬해에는 돈 선거를 치렀다. 그러자 당선됐다”며 한기총의 고질병으로 굳어진 돈 선거를 비판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의 돈 선거 고백은 처음이었다.

 이 목사의 양심선언은 일종의 ‘압박용’이기도 했다. 길자연 후임 대표회장이 치렀던 돈 선거를 겨냥한 사전장치인 셈이었다. 곧이어 “선거 과정에서 길자연 대표회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관계자들의 고백이 잇따랐다. 전임 대표회장과 후임 대표회장 간 갈등이 노골적 양상을 띠게 됐다.

 한기총의 중심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다. 예수교장로회는 크게 합동 측과 통합 측으로 나뉜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가입에 대한 견해 차이로 양측은 1959년 갈라섰다. 합동 측은 WCC 가입에 반대했고, 통합 측은 찬성했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양측의 견제와 알력은 여전하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예장 합동 측이다. 반면 이광선 전임 대표회장은 예장 통합 측이다. 이 목사는 통합 측의 실세인 김삼환(명성교회 담임) 목사와도 친분이 상당히 두텁다.

 경기도 양평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는 초교파 신학대다. 이사진도 양측에서 반반씩 맡았다. 길자연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 이사장직을 맡다가 김삼환 목사에게 넘겼다. 이후 합동 측과 통합 측은 학교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었다. 문제가 커지자 2010년 관선이사가 들어왔다. 당시 관선이사장이 통합 측이자 김 목사의 측근인 이광선 목사였다. 길 목사 측은 학교에서 밀려났다. 교계 관계자는 “길 목사로선 통합 측에 의해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서운함과 앙금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 측과 통합 측의 갈등=2011년 대표회장에 당선된 길자연 목사는 ‘통합 측 타도’를 내세웠다. 올해 초 길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 이단 문제, 찬송가 공회, WCC 문제, 통합 측에서 주관하는 소망교도소 운영의 투명성 등 다섯 가지를 타깃으로 내걸었다. 상당수가 통합 측을 겨냥한 것이었다. 길 목사의 파상 공세에 통합 측은 긴장했다. 그리고 반격했다. 교계 관계자는 “합동 측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통합 측에서 한기총 금권 선거 문제를 터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찬송가공회도 같은 맥락이다. 개신교계에서 가장 큰 수익사업은 성경책 출판과 찬송가책 출판이다. 매출도 많고 수익도 많다. 그래서 각 교단에서 찬송가 공회에 이사를 파송했다. 찬송가 공회에 대해 각 교단은 이사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광선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시절에 “법인이 돼야 운영이 투명하다”며 찬송가공회를 재단법인화했다. 이광선 목사는 현재 찬송가공회의 공동 이사장이다. 법인이 되면 이사직은 안정성이 보장된다. 대신 각 교단의 영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최근 길 목사 측에서 “재단법인화 과정에 불법적 요소가 있다”며 법인화 취소 요구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갈등의 연장선이다. 길 목사가 대표회장직을 계속 수행하려면 임시총회에서 다시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측의 심각한 대립이 예상된다. 길 목사는 지난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을 꿇게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기총 해체 요구도 일어=문제가 불거지자 일각에선 ‘한기총 해체 요구’가 일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10개 개신교 운동단체는 최근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4월 1일부터 ‘한기총 왜 해체해야 하는가’란 주제로 서울과 부산·대구에서 토론회도 개최한다. 발제를 맡은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한기총은 개혁이 불가능하기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인 한기총 해체를 위해선 분납금을 내는 소속 교단들의 탈퇴가 이뤄져야 한다.

백성호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개신교계 보수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다. 1989년 출범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를 비롯한 개신교계 69개 교단, 20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의 임기는 1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되기까지

■ 2010년 12월 21일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당선

■ 2011년 1월 20일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 여부에 대한 찬반 대립

■ 31일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취임

■ 2월 9일 이광선 목사, 금권선거 양심선언

■ 17일 비대위,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소송

■ 18일 이광선 목사 측과 길자연 목사 측 중재 결렬

■ 3월 10일 최요한 목사가 길자연 목사의 금권선거 폭로

■ 14일 재판부, 길자연 대표회장 인준 무효 결정으로 임시총회 시 안건 결의 무효 판단

■ 15일 길자연 목사, 한기총 임시총회 강행

■ 16일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 출범, 한기총 해체운동 전개

■ 28일 법원 판결로 길자연 대표회장 직무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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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