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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지진과 독도, 그리고 안중근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한·일 역사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일본 문부성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오늘 발표된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 사회과(역사·공민·지리) 교과서의 역사 왜곡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례행사 같지만 이번엔 몇 가지 면에서 다르다.



 일본의 ‘애국심 교육’은 2000년대 들어 강화돼 왔다. 2001년 문부성 검정을 통과한 후쇼샤(扶桑社·부상사)판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극우성향 ‘새역모’(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가 펴낸 후쇼샤판 공민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이 실려 문제가 됐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미화한 후쇼샤판 역사 교과서와 공민 교과서는 한·일 시민단체의 집중 타깃이 됐다.



 양국 공동의 비판 움직임에 힘입어 후쇼샤판은 일본 학교에서 그리 많이 채택되지 않았다. 채택률 1%를 넘지 않았다. 2005년 개정판을 내며 ‘채택률 10%’를 목표로 세 불리기 움직임을 보였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채택률로만 보면 후쇼샤판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일견 한·일 시민단체의 승리로 보였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후쇼샤판 교과서에 담긴 ‘역사 왜곡’의 내용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음이 이번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오늘 발표되는 검정 결과가 그것이다. ‘후쇼샤판의 보편화’라고도 할 수 있다.



 문제의 핵은 2008년 일본 정부가 마련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의무적으로 교과서에 싣도록 했다. ‘독도는 일본땅’의 합법화 시도다. 지금까지는 후쇼샤 교과서 하나만 문제 삼으면 됐으나 올해부터는 전선이 확대됐다. 8개 출판사가 내는 교과서 모두가 문제의 대상이 된 것이다. 8종 교과서 가운데 2종에는 ‘독도=일본땅’이 확실히 포함될 것으로 예견된다. 후쇼샤 자회사인 이쿠호샤(育鵬社·육붕사)판과 새역모가 새롭게 펴내는 지유샤(自由社·자유사)판이 그것이다. 독도 이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역사 서술 전반에 걸친 왜곡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란 불행을 딛고 한·일 사이에 우호의 새싹이 돋는 듯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일본 지진을 안타까워했다. 일본에 피해를 직접 당한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일본 돕기’에 나섰다. 이 참에 과거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버리자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런 분위기를 왜 잇지 못하는 것일까. 지진과 교과서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굳이 나누는 상황은 어색하다. 역사상 초유의 대지진을 당한 일본에서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는 사업이 얼마나 될까. 모처럼 상생의 기운이 솟아나는 한·일 관계에 일본 정부가 나서서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본 정부의 태도와 국민의 성향은 별개로 구분해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주말 일본 규슈 지역에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기리는 기념비가 일본인들에 의해 세워졌다. 안 의사 순국 101주년을 기념해서다. 뤼순 감옥에서 서술한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정신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소중한 시점이다.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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