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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주거환경 바꿔주는 천명순 천안주거복지센터장

집을 수리하거나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싶을 때, 나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사회에도 좋은 일이 된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내 집에 돈을 쓰고도 뿌듯함은 두 배가 되는 방법이 있다. 천명순 천안주거복지센터장을 만나 집도 고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저렴하게 집 고쳐주고 이웃 도와 기쁨 두 배







천명순 센터장은 “기초생활수급자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까지 주거환경개선사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1.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사는 엄주호(65·가명)씨. 20년 넘게 단독주택에 살면서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와지붕. 4~5년 전부터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바람에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비가 조금만 와도 딸 아이가 공부하는 작은 방과 거실 곳곳에 세숫대야나 양동이를 받쳐야 했다. 금방 물이 차기 때문에 제 때 비우지 않으면 집 안이 온통 물바다로 변하기 일쑤였다. 임시로 수리해봤지만 그때 뿐이었다.



 “지붕을 모두 교체하려면 700만원~800만원이 든다”는 소리에 고칠 생각은 엄두도 나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직업도 없어 기초생활수급자지원금에 의존해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마저 신장이 좋지 않아 정기적으로 투석을 하고 있다. 그에게는 집을 수리할 만한 돈을 모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얼마 전 천안주거복지센터에서 무료로 지붕을 교체해줬다. 집안 가득 차 있던 습기도 함께 사라졌다. 현재 엄씨 가정은 비가 오는 날에도 물 샐 걱정 없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 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수발을 들으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서정희(35·가명)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매일 산소 호흡기를 달아야 하는 어머니를 밤새 돌봐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재래식 화장실을 다닐 수 없어 집 안에 직접 좌변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날이 조금만 추워지면 수도관이 얼어 사용할 수 없었다. 타일을 붙이지 못한 시멘트 벽은 추위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얼마 전 지인을 통해 화장실을 고쳐 보려고 했지만 “180만원이 든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 벽 틈새로 나오는 습기 때문에 여름에는 곰팡이가 자주 생겼다.



 어머니와 두 자녀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직업을 갖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어디에서 화장실을 고칠 만한 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다. 천안주거복지센터와 복지단체가 주거환경실태조사를 하던 중 사정을 듣고 화장실 벽에 타일을 붙이고 흔들리던 좌변기를 수리해 줬다. 덤으로 주방 수도꼭지도 새것으로 갈아줬다.









비가 오면 물이 새던 지붕(왼쪽)이 천안주거복지센터의 도움으로 말끔히 교체됐다.







다음은 천명순 센터장의 일문일답



-천안주거복지센터는 언제 생겼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보다 안정된 가정에서 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9년 4월 ㈔한국주거복지협회가 설립됐다. 천안주거복지센터는 2010년 7월 생겼다. 집은 있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취약계층의 거주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성이 이런 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주부다. 천안지역자활센터에서 고용지원 상담업무를 하다가 주민들이 집을 고치고 싶어도 돈이 없어 그냥 참고 산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들의 집을 고쳐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일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집을 고쳐주고 난 후 그들이 좋은 환경에 지내는 모습을 보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함을 느꼈다. 건축과 관련된 업무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처음에는 견적 내는 방법도 몰랐다. 하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하나씩 알아갔고 일에 대한 애착심이 생겼다. 수익이 없는 비영리단체라 늘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저소득층 주거환경을 어떤 식으로 개선하나.



 “천안시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3년에 한 번 가구 당 180만원을 지원한다. 그 지원금으로 집을 수리해 준다. 집을 고치다 보면 공사금액이 당초 예산을 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더 달라고 하지 못한다. 세 들어 살거나 집이 있어서도 차상위계층이어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과 장애인 가정을 위해 ‘복지 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과 함께 무료로 집을 고쳐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50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집을 고치면서 남도 도울 수 있다는데.



 “내 집을 수리하기 위해 같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주거복지센터를 이용하면 주변의 어려운 가정을 도울 수 있다. 돈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금은 어려운 가정의 집을 수리하는데 다시 사용한다.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화장실, 베란다, 보일러, 장판, 지붕, 창문 교체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다. 집 수리에 들어가는 자재들도 1년 단위로 계약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 놨다. 한마디로 질 좋고 값싼 자재와 전문인력을 투입하기 때문에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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