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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취임 첫마디는 경고





금융사 돈벌이에
너무 온정적이었다
이제 관용은 없다





 “온정은 없다.”



 28일 취임한 권혁세(55·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첫마디는 경고였다. 권 원장은 취임식 전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금융회사의 돈벌이 욕심에 금감원이 너무 온정적이었다”며 “조금이라도 무리하는 징후가 포착되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하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금감원과 금융산업 모두에 독이 된다는 생각이다.



 2003년 카드 사태나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다. 길거리 모집 등 과당 경쟁을 일삼고 무리하게 부동산 대출을 늘려도 이런저런 이유로 철저한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 곪고 곪은 상처가 터졌을 때 피해를 본 건 카드빚을 떠안은 소비자와 저축은행 고객이었다. 펀드 부실 판매나 랩어카운트 과당 경쟁 때도 감독당국의 개입이 한발 늦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 원장은 특히 소비자 보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어쩔 수 없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살리는 정책을 펴다 보니 소비자가 약자가 되는 상황이 많아졌다”며 “금융사와 고객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권 원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금감원이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신뢰를 받는) 한국 금융의 종결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고의 또 다른 표적은 금감원 내부다. 권 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검사’를 강조해왔다.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의 토대가 되는 게 검사”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장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고 사무실에 앉아 감독만 하려는 분위기를 쇄신하겠다고 했다. “금융현장이 전쟁터고 지금은 전시인데 이런 상황에선 칼 들고 싸우는 사람이 최고”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권역별 본부장 체제를 개편해 원장이 조직을 강력히 장악하되 부원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권 원장이 이날 밝힌 포부는 명쾌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도 취임사에서 논어에 나오는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 구절을 인용했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당장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권 원장과 고시 23회 동기인 데다 두 기관의 역할 분담도 모호한 구석이 많다. 그는 “김 위원장과는 스타일이 비슷하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몸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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