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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페인트 쓰는 포드, 흑색·적색차 계약 중단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약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한 개만 빠져도 완성차를 만들 수 없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감산이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조사회사인 IHS 오토모티브는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석 달 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 대수가 최대 500만 대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진으로 인한 자동차 감산은 일본뿐 아니라 북미·유럽·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으로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진 여파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드는 이유는 조립산업이라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약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완성차 생산이 어려워진다.

일본 주쿄대학 전우석(경영학) 교수는 “자동차산업 특성상 부품업체를 바꾸려면 최고 5∼6개월이 걸려 일본 부품업체의 생산차질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감산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은 전자제어용 차량용 반도체와 도료다. 이 분야의 첨단 부품과 소재 상당수를 일본 업체가 공급한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용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다.

이 회사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에 필요한 반도체의 20%를 공급하는 세계 1위 회사다. 자동차에는 100∼200개 반도체가 들어간다. 이 회사의 자동차 전용 공장 3개 가운데 2개는 지난주 조업을 재개했지만 지진 피해를 본 이바라키현 공장은 다음 달까지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기존 공장도 제한 송전으로 생산량이 최고치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도 4∼5년 전까지 이 회사 제품을 썼지만 현재는 합작 계열사인 케피코에서 조달하고 있다.

 독일 화학업체인 머크의 일본 도료 공장도 지진 피해로 생산이 중단됐다. 이 공장에서는 고급 승용차의 표면 광택제 소재를 생산하지만 지진 여파에 따른 단전·산업용수 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 회사 도료를 사용하는 포드는 대표 컬러인 흑색이나 적색 차량의 신규 계약을 중단했다. 크라이슬러·BMW·도요타·GM도 도료 공급 대안을 찾고 있지만 최소 5∼6개월이 걸려 당장은 감산이 불가피한 상태다.

 닛산과 일본 부품회사에서 엔진의 실린더 블록과 변속기 같은 주요 부품을 공급받는 르노삼성은 18일부터 평일 2시간씩 잔업과 주말 특근을 없애는 등 조업 단축에 들어갔다. 모델에 따라 일본산 부품의 비율이 10% 안팎으로 하루 생산량이 2000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한국GM 역시 현재 창원공장을 제외한 군산·부평 공장의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중단했다. 자체 조사결과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 비율이 4%로 당장 문제는 없지만 지진 피해 복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차원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모듈 형태인 최근 자동차 부품생산의 특성상 작은 부품 하나가 전체 공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협력회사가 일본 부품업체에서 받아 납품하는 부품까지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파에서 조금 비켜서 있다. 그동안 부품 생산을 현대모비스·위아·파워텍처럼 그룹 내 계열사에서 만드는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외부 영향을 크게 줄여서다. 현대·기아차의 부품 국산화율은 97%에 달한다.

하지만 핵심 전자부품을 일본에서 조달하는 1, 2차 협력업체가 문제다. 이들은 2∼3개월 치 재고를 보유해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석 달 이후에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현대·기아차도 감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지진 발생 보름 만에 약 70만 대의 생산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가 지난주 북미에서 감산에 들어간 데 이어 혼다·마쓰다도 25일 미국 딜러들에게 일본 내 생산차량의 계약을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혼다는 소형차 피트 등 일본 생산량의 5월 이후 출고를 보류하기로 했다. 마쓰다 역시 SUV CX-7과 CX-9의 신규 계약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이미 북미 전 공장에서 시간외 근무와 토요일 생산을 중단했다. 이달 말 공장 재가동에 들어갈 GM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픽업트럭 공장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생산 시점을 연기했다. 푸조·시트로앵 같은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본에서 부품이 도착하지 않아 조업을 일시 중지하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김태진·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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