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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X 팀, 통제구역 … 마트에서 007작전 왜





유통업체 때아닌 정보 전쟁



신세계백화점 김충현 수산바이어(오른쪽)가 보통 굴보다 세 배 큰 ‘대물 갯벌굴’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는 주요 수산물 산지에 정보망을 둔 ‘코드X 전담팀’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대물 갯벌굴을 구했다(위쪽 사진). 현대백화점 박용준 셔츠바이어(오른쪽)가 압구정 본점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현장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반영하려는 일종의 ‘정보 수집’ 활동이다(아래 사진).













‘코드X 전담팀’.



한국 국가정보원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부서명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의 한 조직 이름이다. 팀원은 제주·부산·통영·남해 등 전국 20여 수산물 산지의 선주와 식당주인, 도매시장 중개인 등. 임무는 ‘30kg짜리 다금바리’나 ‘1m60cm짜리 돗돔’처럼 귀한 수산물이 항구에 들어왔을 때 즉시 신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신세계가 최근 물량확보에 성공한 ‘대물 갯벌굴’도 이 같은 정보망 덕이다. 일반 굴의 세 배 크기인 ‘대물 갯벌굴’은 연평도 사태 등의 여파로 공급량이 줄어 물량을 대지 못하던 것이다.



이 회사 김충현 수산담당 바이어는 “정보를 주는 분들께 선물을 보내고, 최소 분기당 1회씩은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스킨십을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유통업계에서 첩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정보 전쟁이 한창이다. 자체 정보원을 두는가 하면 정보 누출을 막기 위해 신제품 개발용 비밀작업장을 만든 곳도 있다.



 정보전은 신규 점포를 통해 이어가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격화됐다. 현재 전국의 대형마트 점포 수는 400여 곳, 백화점은 80여 곳으로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은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쇼핑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게 성장의 관건이 됐다. 그러자면 경쟁자가 확보하지 못한 좋은 상품, 눈길 끄는 상품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통업계가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때론 정보 수집을 위해 백화점 바이어가 납품 업체 판매 사원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현대백화점 박용준 셔츠바이어는 주말마다 압구정 본점과 신촌점 등을 돌며 협력업체 판매사원들과 함께 셔츠를 판다.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의견과 시장 정보를 듣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이 같은 시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급원단으로 만든 셔츠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많지만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원단업체와 셔츠 제조업체를 설득해 올 봄 할인 기획 상품으로 유럽산 고급원단으로 만든 셔츠 10억원어치를 준비했다.



 유통 업체들은 정보 획득만 아니라 정보 유출을 막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컨대 할인 상품 가격 정보 같은 것이다. 사전에 기획용 상품이나 농·수산물을 수십t씩 확보해 가격을 낮춰도 상품 정보가 사전에 노출되면 경쟁사가 비슷한 상품을 준비해 ‘물타기’를 할 수 있어서다. 심지어 내부에 대해서도 문단속을 한다. 매주 300만 부가량의 광고전단을 발행하는 롯데마트는 핵심이 되는 제품의 가격 등 최소한의 정보만 임직원끼리 공유한다. 회사 안에서만 보는 광고 전단 ‘시안’에서도 중요한 상품 정보는 공란으로 비워놓는다. 신문광고도 가격이 사전에 새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홈플러스도 최근 마리당 1000원짜리 ‘착한 생닭’을 출시하면서 담당 임원을 제외한 다른 직원에게는 출시 전날까지 가격을 비밀에 부쳤다. 이마트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의 매입처를 담당자 외에는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자체 상품 개발 시설의 보안도 정보기술(IT) 기업 수준이다. 롯데마트가 대표적이다. 서울 잠실의 본사 6층에 오븐과 튀김기·전자레인지 등을 갖춘 33㎡(10평)짜리 조리실습실이 있다. 입구는 철문으로 만들었다. 거기에 전자자물쇠 등 3중의 보안 장치를 달았고, ‘통제구역.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경고문구까지 붙였다. 이곳에서는 통큰치킨을 비롯해 롯데마트가 내놓는 신제품의 재료비와 조리 노하우 등이 결정된다. 최근에는 중국요리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 한병문 이사는 “혹시라도 모를 신상품 정보 누출을 막기 위해 조리식품팀원이라도 허가를 받은 사람만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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