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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13회 우승, 머리도 다리도 ‘최고’ 자부심

지난해 9월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 대학과 경기 중인 하버드대 축구팀. 한국계 공격수 알렉스 최(가운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 제공]
천재들이 모여있는 하버드대 축구팀이라고 해서 실력이 달린다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2009년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아이비리그에서 14승1무4패를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68년 NCAA에 첫 모습을 드러낸 후 13번이나 아이비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운동하는 공부벌레’ 하버드대 축구팀 5월 한국 온다

하지만 하버드대 축구팀은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모인 곳이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잘 하는 학생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다. 다른 대학 축구팀과 달리 장학금도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쉬엄쉬엄 훈련하지는 않는다. 하버드를 대표하는 축구팀이라는 자부심이 강해 최선을 다한다. 하버드대 동문인 케이시 라티그 하버드 홍보대사는 “장학금을 받는 다른 학교 선수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걸 보면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홈 경기 땐 5000여 학생 열띤 응원
하버드대 축구팀은 일주일에 세 차례 정도 모여 2시간가량 훈련을 한다. 경기가 몰려있는 8∼12월은 집중 훈련기간이다. 오후 시간 대부분을 전술 훈련에 집중한다. 반면 1~3월은 휴식기다.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하며 학업에 더 집중한다.

경기가 코앞에 다가와도 수업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감독은 선수들의 수업 스케줄을 고려해 경기와 훈련 시간을 정한다. 운동 선수라고 해서 학점이 나쁜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운동을 즐기지 않는 학생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팀 윌리엄슨 하버드대 홍보 담당자는 “하버드에는 축구 선수를 포함해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한다. 이들 모두 수업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또 성적도 우수하다. 하버드생이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3월 말부터 대회가 재개된다. 날씨가 좋아 공부벌레들도 도서관을 뛰쳐나와 축구장으로 향한다. 매 홈 경기에 5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경기를 지켜본다. 이들은 ‘하버드(Harvard)’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상대팀을 압박한다. 치어리더와 악단을 중심으로 흥겨운 응원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보스턴대와의 라이벌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월드컵을 방불케 한다. 라티그 하버드 홍보대사는 “1년에 20번 정도 열리는 홈 경기는 하버드생의 축제다. 승부보다는 응원하는 재미에 많은 사람이 모인다”고 전했다.

원정 경기에도 수백 명의 응원단이 따라다닌다. 원정 경기 지역에 사는 하버드 졸업생도 나와 응원전에 가세한다. 선수단은 대부분 버스로 이동하지만 거리가 먼 곳은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
유니폼 색깔은 하버드를 상징하는 진홍색이다. 가끔 흰색을 입기도 하지만 선수들은 진홍색을 더 선호한다. 미국에서 하버드를 ‘크림슨(Crimson·진홍색)’이라고 부를 만큼 상징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 아프리카와 아시아 청년
하버드대 축구팀 선수들은 SAT(미국대학수능시험) 성적과 운동 능력을 인정받아 합격한 학생들이다. 하버드대 축구팀 감독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축구 선수로서 가능성 있는 고등학생을 관찰한다. 축구팀 감독의 추천을 받은 학생은 담당 교수와 입학처의 인터뷰를 통해 입학 자격을 평가받는다.

축구만 잘 한다고 해서 높은 점수를 받는 건 아니다. 운동 감각은 물론 성품·대외활동 등에 높은 점수를 준다. 특히 해외 봉사활동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라티그 홍보대사는 “SAT 점수가 입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다는 건 확실하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인지가 판단의 기준이다. 하버드는 무엇보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축구팀 1학년 파스칼 멘사(21)는 이런 가능성을 인정받아 하버드에 입학한 케이스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멘사는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다. 그러다 가나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인 샤를스 허친스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해온 멘사는 축구도 하며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경기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수십 군데 대학에 보냈다. 코넬대·듀크대 등 많은 명문 대학이 그를 원했고 전액 장학금을 제안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멘사의 꿈은 하버드대 축구팀이었다. 멘사는 “하버드 진학을 위해 SAT 공부와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하버드도 나의 사연을 알고 축구팀 일원으로 입학하지 않겠냐며 손을 내밀었다”라고 꿈이 이뤄진 과정을 소개했다.

한인 동포 2세 알렉스 최(24·경영학과4)도 축구를 통해 하버드에 입학했다. 그는 텍사스 플라노 웨스트 고교에서 주장으로 뛰다 하버드 감독에게 발탁됐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성품도 좋아 하버드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력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2007년부터 팀에 합류해 주축 공격수로 성장했다. 수차례 아이비리그 금주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맹활약했다. 5월 한국에 오는 알렉스 최는 “고국의 청소년에게 하버드를 알리고 싶어 방문을 결심했다. 부모님의 고향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대·서울대 축구부와 친선경기
하버드대 축구팀은 5월 21일 고려대와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국내 일정을 소화한다. 하버드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축구를 통해 희망을 심어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공부를 썩 잘 하지 못해도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는 거다.

하버드생의 캠퍼스 생활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세 차례 축구캠프에서 오전에는 축구를 배우고 오후에는 하버드대생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입학처 관계자도 캠프에 참여해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멘사는 가나의 한 시골 마을에서부터 하버드대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들려줄 예정이다. 캠프 참가를 원하면 한국과학기술캠프협회(회장 성수목·02-588-0114)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하버드대는 서울대 축구부,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과도 경기를 치른다. 칼 주넛 하버드대 축구팀 감독은 “우리 팀은 4년에 한 번씩 해외 원정 경기를 한다. 축구 강국 한국에 가게 돼 기쁘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축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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