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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에 들어가 암세포와 싸우고, 자녀 대신 노부모 돌보고…

#1. 교육로봇: 발 대신 바퀴를 단 교육로봇이 가정으로 들어온다. 로봇은 이미 입력된 정보와 인지 기능을 통해 가족 구성원을 구분할 줄 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한글이 서툰 유치원생 아이에게 다가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게임을 통해 한글을 가르쳐 준다. 로봇과 아이는 문답식으로 게임을 이어간다. 학교에서 돌아온 중학생 아이에겐 숙제에 필요한 자료를 찾도록 돕거나 모르는 내용을 설명해준다. 외국의 원어민 영어교사를 대신하는 아바타 역할도 한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로봇 얼굴의 모니터에 외국인 교사의 얼굴이 나타나 영어회화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이 지루해할 땐 음악을 틀어 체조 또는 춤을 함께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만든 KAIST 오준호 교수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걸으며 행동하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2030년께나 상용화가 가능하다. 아직은 가격도 비싸고, 동작도 부자연스럽고, 넘어지면 일어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휴보의 허리 아래에 바퀴를 단 수준의 로봇은 10년 안에 일반 가정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 가사로봇: 가정주부는 아침메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계절과 날씨, 주인이 선호하는 메뉴에 따라 가사로봇이 날마다 다양한 요리를 추천하고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가사로봇은 교육로봇과 달리 정밀하게 움직이는 팔과 손을 가지고 있다. 식사 뒤엔 그릇들을 식기세척기에 넣고 식탁을 정리한다. 주방 일이 끝나면 집안 곳곳을 다니며 먼지를 제거하고 걸레질을 한다. 모아둔 세탁물을 세탁기에 집어넣고 ‘시작’ 버튼까지 누른다. 이미 마른 빨래 가운데 주인이 건네준 것들은 다림질을 한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제협력동에는 씨로스(CIROS)란 이름의 로봇이 있다. 몸무게 150㎏, 키 1m60㎝의 둔탁한 모양이다. 손가락이 달린 두 팔과 멀리서 부르는 소리도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인식 기능, 스테레오 카메라 기반의 3차원 물체 인식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쉽지만 발은 없다. 대신 조그만 바퀴가 발을 대신해 이동할 수 있다. 식탁에 있는 물건을 들어서 몸을 움직인 뒤 냉장고 안에 집어넣는 정도의 기능은 2년 전에 이미 완성됐다. 문제는 속도와 정밀도다. 아직은 사람이 움직이는 속도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고 복잡한 명령을 수행하기 어렵다. 씨로스 연구책임자인 김문상 단장(KIST 지능로봇사업단)은 “과학기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기술개발 속도로 볼 때 10년 뒤엔 집안 청소와 설거지를 해주는 로봇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3. 실버로봇 :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본다. 주인으로 모시는 노인이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체온·혈당·혈압 그리고 안색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정보는 e-메일을 통해 주치의에게 보내준다. 병원으로부터 그날 노인의 상태에 따라 돌봐야 할 사항을 지시받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겐 지팡이나 휠체어 역할을 해준다. 어깨와 등을 안마해주고, 팔·다리 스트레칭을 도와준다. 주인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경우엔 병원과 가족에게 동영상으로 긴급 연락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런 미래 시나리오 작업은 로봇기술 예측 전망을 위한 ‘백캐스팅(Back-casting)’ 기법이다. 로봇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 외에도 미래학자·작가 등이 모여 미래 소비자의 욕구, 즉 선호하는 미래상을 반영한 것이다. 기술발전 속도와 지원예산 등을 바탕으로 만드는 계획(로드맵)으론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할 것 같은 미래상만 만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상상력과 욕구가 결합돼야 한다. 박정성 지경부 로봇산업과장은 “백캐스팅으로 만든 미래 이미지와 로드맵 두 가지를 모두 참고해 로봇산업에 대한 장기, 중·단기 계획을 세운다”고 말했다.

로봇이 인간생활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것에 대비해 ‘로봇윤리헌장’을 제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경부는 2007년 초안을 만들었는데 내년 말까지 헌장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 창안한 ‘로봇3원칙’이 소설 속 얘기라면, 로봇윤리헌장은 21세기 로봇산업에 실제로 적용될 법규 같은 것이다. 로봇윤리헌장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로봇산업진흥원의 선태호 책임연구원은 “로봇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여서 기술의 완성을 전제로 하는 윤리헌장을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는 최근 일반인이 잘 모르는 사이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산업 로봇의 경우 ‘고용 없는 성장’이 무슨 말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현장이 적잖다. 충남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엔 사람보다 로봇이 많다. 자동차의 틀을 찍어내는 프레스 공장의 경우 330대의 로봇이 투입돼 자동화율 96%를 기록한다. 차체 공장의 한 부분인 용접 공정에선 100% 자동화를 자랑한다.

전남대 로봇연구소의 박종오 교수는 1987년 개봉된 공상과학(SF) 영화 ‘이너 스페이스’를 실현하고 있는 과학자다. 영화에는 주인공이 초소형 잠수정을 타고 사람 몸 속에 들어가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박 교수는 ‘이너 스페이스’의 초소형 잠수정처럼 인체의 혈관을 다니면서 불순물을 청소하는 마이크로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지름 1㎜, 길이 5㎜의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해 미니피그(돼지)의 막힌 혈관을 뚫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는 “10년 뒤엔 지름 0.1㎜, 길이 1㎜의 마이크로 로봇이 인체 속에 들어가서 암과 싸우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김문상 단장은 지난해부터 대구 시내 20개 초등학교에 영어교사 보조로봇 ‘잉키’를 투입해 영어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잉키는 지난해 11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올해의 50대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올해는 삼성의료원과 손잡고 노인을 상대로 하는 실버로봇을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로봇 산업은 정부가 선정한 한국의 대표적 미래핵심 산업이다. 정부는 2008년 범국가적 지원을 위해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제정했다. 지난해 12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는 세계 3대 로봇 강국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로봇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이 세계 로봇시장에서 지난해 차지한 점유율은 10% 안팎. 이것을 2018년 20%까지 끌어올려 로봇 분야의 선도국가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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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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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