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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사대주의가 문제” vs “서비스 특화, 우린 다르다”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법률시장 개방을 포함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잠정발효일(7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이다. 법률시장의 빗장이 열려도 김앤장·태평양·세종 순으로 꼽히는 대형 로펌들은 살아남을까. 글로벌 로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영국계 대형 로펌인 앨런앤오버리(Allen & Overy) 런던 본사의 주디스 길(Judith Gill·52) 파트너변호사와 김앤장 이재후(71) 대표변호사를 각각 만나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길 변호사는 이달 3~4일 세계변호사협회 국제중재회의 의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영 로펌 변호사들에게 들어본 ‘한국 법률시장 개방’

-법률시장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디스 길(이하 길)=“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삼성·LG 등 대기업은 물론 많은 한국 기업이 해외 증시에 기업공개를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과 한국 기업 간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국제적 법률 자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법률시장을 개방할 때가 됐다고 본다.”

이재후(이하 이)=“아직 법률시장이 개방되지 않았는데도 외국 로펌은 국내 대기업의 자문시장을 꽤 잠식했다. 국내 인수합병(M&A) 자문 상위 20개 로펌 중 14곳이 외국계다. 변호사 숫자만 2000명이 넘는 거대 외국 로펌이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상륙한다면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40년간 토종 로펌으로 아시아시장에서 쌓아 온 노하우가 있기에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로펌들은 어떻게 한국시장을 공략할까.
길=“한국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자본시장 분야에 가장 활발하게 진출할 것으로 본다. 한국 기업이 외국 증시에 기업공개를 하거나 우선주·전환사채를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발행하는 일을 해당 국가의 법규에 맞게 자문하는 일이다. 세계 법률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인 만큼 자금시장 쪽에서 세계 유수 로펌이 한국 고객사 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본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기 때문에 홍콩지사를 중심으로 한국시장을 연구하고 한국 로펌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국경을 넘어 진행되는 거래와 관련된 분야가 우선적으로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등의 자문이다. 자본시장과 국제중재시장에서도 상당 부분 외국 로펌이 적극적으로 수임할 것으로 본다.”

-국내 로펌이 해외 로펌에 인수될 가능성은 없나.
길=“다양한 제휴방식이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베스트프렌즈(best-friends)’ 같은 방식이 그렇다. 각국의 독립 로펌들이 하나의 제휴 네트워크를 이뤄 글로벌 로펌과 경쟁하는 방식이다. 한국 로펌이 해외 로펌에 인수되거나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물론 일부 로펌은 수년 전부터 시장 개방에 대비해 외국의 로펌과 업무 제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형 로펌이라고 해도 시장 개방으로 인해 경쟁에 어려움을 겪거나 인력이 대거 유출된다면, 글로벌 로펌들과 전격적으로 독점적 제휴나 M&A를 할 수도 있다.”

-영·미계 로펌은 ‘서비스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길=“우선 역사가 길고 경험이 많다. 다국적 기업의 자문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도 (영미) 로펌의 평판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산업·지역별로 특화된 변호사들이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투자은행에 정통한 법률팀과 철강업체를 자문해 온 법률팀이 합동으로 자문하거나 한국 기업의 두바이 프로젝트 입찰을 위해 두바이·홍콩지사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식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영·미계 로펌의 우수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이 맹목적으로 해외 로펌에 ‘사대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어 거품이 약간 꼈다. 미국계 로펌 심슨대처앤바틀릿(Simpson Thacher & Bartlett)에서 데려온 최충인 변호사 이야기만 들어도 그렇다. 해외 로펌에서 있을 때는 자문을 받는 국내 대기업이 오히려 황송해하고 수임료도 더 줬다더라. 국내 대형 로펌은 해외 로펌 대비 30%가량 싼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내년부터 로스쿨 졸업생들이 2000명씩 쏟아져 나온다. 변호사들의 직역 확대도 끊임없이 거론된다.
길=“로스쿨 졸업생의 배출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회사를 비롯해 많은 다국적 로펌들이 한국 로스쿨 졸업자 중 뛰어난 인재들을 채용할 것으로 본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세계변호사협회 중재분과에서도 훌륭한 신입 변호사를 세계 중재 분야에 대거 진입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로펌 외에도 투자회사·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더 많은 사내 변호사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compliance)이 강조되는 세계 추세에 맞춰 이를 위한 정부 분야의 법조인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신진 변호사들이 새로운 국제 법률시장 환경에서 노력한다면 한국 로펌의 발전은 물론 글로벌 로펌계에 진출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다양한 배경의 신규 변호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회계사 등 특수자격이 있거나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는 등 탁월한 능력이 있는 변호사라면 적극적으로 채용할 생각이다. 현재 500명 선인 김앤장의 변호사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국내 경제 발전과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 속도에 맞춰야 하겠지만 1000명 선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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