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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향에 취하고...

요사이 아는 이들의 전화가 잦았습니다. ‘매화꽃 언제 피느냐, 피었으면 사진이나 찍어 보내라, 언제 내려가면 매화꽃 제대로 볼 수 있느냐’ 등등. 속이 단 마음으로 하소연하는 전화입니다. 그예 성질 급한 친구는 후딱 내려와서 성질 급하게 핀 매화꽃 몇 송이라도 보고 갔습니다. 시절로 보면 벌써 활짝 피고도 남을 시절인데 지난겨울이 워낙 추워서 그런지 이리 늦게 피었습니다. 저도 무척이나 기다렸는지 매화꽃 실컷 핀 길을 걷는 꿈도 꾸었습니다. 아마 아는 이들의 전화가 매화 꿈을 꾸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에 본 매화꽃을 찾아 조금이라도 남쪽에 있는,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매화 밭을 찾아 하동읍내 산복 길을 걸었습니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았는데도 매화향 가득한 공기를 실컷 마셨습니다. 그 향에 취해 몽매간에 보았던 ‘몽매(夢梅)’를 찾았습니다. 소원성취입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이쯤이면 또 전화가 부리나케 올 듯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최소 일주일 이상은 갑니다. 지금 우리 동네는 꽃구경 관광 버스가 꽃보다 많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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