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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밥에 시래기국먹는 임산부 "北 식량 지원 받으려 연극"

 
북한은 유엔 식량조사단이 지원 조사를 위해 방문하면 일부러 마르고 병약해 보이는 사람과 잘 못 먹는 임산부를 내세우는 등 치밀한 '연극'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한 고위급 소식통은 “유엔 식량조사단이 지난 2월 북한 여러 지역을 방문해 실태 조사를 했는데 당국이 준비한 연극에 속아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약 3주동안 10여명이 4개 조로 북한 양강도 혜산·삼지연·대홍단과 함경북도 경성·무산·연사, 함경남도 함흥·장진, 평안북도 신의주 등을 방문했다.

소식통은 “늘 그랬듯 외국 조사단이 오면 당국은 어떻게든 식량원조를 받으려고 별 수단을 다 쓴다”고 말했다. 장소를 미리 정해놓고 허약하고 병약한 사람들을 시찰받을 장소에 집합시켜 유엔 조사단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병원이나 탁아 유치원, 소학교들, 주민 거주 아파트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함경북도 무산의 한 소식통은 “2월 말 유엔식량조사단이 함경북도 무산 군에서 어린이 실태조사를 했다. 탁아소, 유치원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실태조사였는데 제일 허약한 아이들을 한 곳에 보여 주면서 무산의 전체 실태가 그런 것처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또 "당국은 조사단에 무산군 콩우유 식료공장을 보여줬는데 ‘공장에 원료가 없어서 생산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에 지어진 이 공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의 현지지도 가 있었고, 여느 공장과는 달리 식품 생산이 잘되는 곳"이라고 전했다.

북한인권단체 ‘성통만사’도 10일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월 UN조사원이 함경북도 무산을 방문했을 때 식량이 없는 것처럼 당국이 거짓으로 꾸몄던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다.

지난 2월 26일 오전 11시 이탈리아인 남성인 유엔 조사원은 무산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
소식을 접한 당국은 조사원이 방문하기로 된 마을에 미리 '손'을 써놨다. “식량지원을 받아야 하니까 몸이 약한(마른)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가마(솥)에는 풀죽을 먹는 것처럼 보여줘야 한다”고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결국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은 모두 다른 집에 보내졌고 병약하고 마른 사람들만 해당 장소를 지켰다.

당일 조사원이 한 집에 들어갔더니 옥수수로 만든 밥에 시래기 국으로 연명하며 힘들게 사는 임산부의 모습이 연출됐다. 소식통은 "쌀독의 쌀도 모두 퍼냈다"고 전했다. 원래 이 집의 주인은 임산부가 아니라 설탕 장사를 하는 상인으로 비교적 잘 살고 식량사정도 좋았다고 한다.

한편 북한이 식량이나 의료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이중 상당수는 간부들에 의해 빼돌려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소식통은 “소아병원에 의약품과 영양제, 수술 장비 등이 지원돼도 아이들이 아닌 간부 집으로 빼돌려진다”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어린이나 병약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10분의 2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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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