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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서 칼잠, 식사는 영양바 … 일본 ‘핵 투사들’

“의자에 앉아 한두 시간씩 칼잠. 식사는 칼로리메이트(영양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도쿄전력 직원들이 가족들에게 전해온 현지 상황이다.

 25일자 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원전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작업 여건은 참담하다. 여진이 엄습할 때마다 어렵게 수리해둔 배선은 다시 망가진다. 피폭 위험 때문에 시간제로 교대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피폭과 폭발 걱정에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다. 가나가와(神奈川)에 사는 한 여성은 지진 발생 직후 도쿄전력 도쿄 본사의 원자력발전부에 근무하는 남편으로부터 “헬기를 타고 후쿠시마로 간다”는 전화를 받았다. 자위대가 공중 살수를 하고 소방대원들이 근접 살수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원자로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다. 원자로에서 연기가 날 때마다 가족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온 건 20일. “옷은 갈아입고 있지만 목욕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현장은 전쟁통”이라며 2분 만에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원자로에서 작업 중인 또 다른 직원의 아내는 “남편이 ‘현장을 떠날 수 없어 당분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몸이 나빠졌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며 “정부와 도쿄전력은 직원들을 죽게 내버려둘 셈인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가족들은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안전하다”던 회사의 말을 굳게 믿었다. 혹시 사고가 나더라도 직원들이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피폭대책도 당연히 세워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대재앙 앞에서는 최고의 기술력도 속수무책이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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