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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이 사람] 조지 W 부시 … 이라크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의 논리는 …





결정의 순간
(Decision Points)
조지 W 부시 지음
안진환·구계원 공역
YBM/Si-sa 출판
676쪽, 2만원


여러 얼굴에도 불구,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에겐 단순명료한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다. ‘2차대전의 영웅’ 처칠, ‘노예 해방의 아버지’ 링컨, ‘6백만 유대인 학살범’ 히틀러 식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직전 대통령 조지 W 부시(사진)는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 많은 이들의 뇌리에는 ‘이라크전을 단행한 장본인’으로 새겨질 듯하다. 대량살상 무기를 만들려는 후세인 정권 타도를 명분으로 시작한 이라크전은 베트남전에 이어 실패한 전쟁으로 매도되고 있다. 2003년 개전 이래 3만6000여 명의 미군 사상자를 냈음에도 대량살상 무기를 찾아내지도, 이라크의 민주화도 이뤄내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그 때에는 이라크전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부시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번에 번역출간된 그의 자서전 『결정의 순간 (Decision Points)』은 그런 논리의 결정판인 셈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이라크전 개전을 비롯, 9·11 테러 사건,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 등 재임 8년간의 역사적 순간을 밀도있게 묘사했다. 이 책은 독자들을 이라크전 직전의 긴박했던 백악관 상황실, 9·11 테러 후 미국 상공을 선회했던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기내로 인도한다. 이를 통해 부시는 속속 쌓여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왜 이라크 공격의 단추를 눌러야했는지, 생생한 목소리로 설명한다.

 더불어 체니 부통령 등 측근 참모들을 뽑게된 사연,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주정부와의 갈등 문제, 테러와의 전쟁 및 가족들에 관한 감성적인 이야기도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부시는 자신의 잘못도 스스럼없이 시인하는데 오사마 빈 라덴을 단죄하지 못한 걸 최대 실책으로 꼽았다.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최종 결정만을 아는 독자로서는 긴박한 상황들의 결정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수 있어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질 것같다.

 이와함께 그가 만났던 인사들에 대한 진솔한 평도 곁들여 있는데 이 중에는 한국 대통령들도 포함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수년간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주차 봉사를 했다”며 “대기업 거물이 동료 신도들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건 매우 인상적인 일”이라고 썼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유의 투사이자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 민주주의를 위해 한국군을 파병하고 한미 FTA를 체결한” 훌륭한 리더쉽의 지도자로 부시는 회상한다.

 이라크전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만큼 이 책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솔직한 고백으로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호평이 나온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판정관이 결정한다 (The Decider Decides)』란 제목이 어울린다”며 “이라크전 개전 당시 행정부내 매파들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택한 이유 등 결정적 실수에 대한 해명이 빠져있다”며 매섭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20개국에서 번역된 이 책은 출간 4개월 만에 260만 권이 팔려나갔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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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