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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의학 실력 국제사회서 인정 … 뉴질랜드 지진 땐 총리가 지원 요청




뉴질랜드 지진 현장에 다녀온 ‘신원확인팀’이 국과수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양한 유전자 연구실장, 이경락 법의조사관, 이상섭 법치의학실장, 양경무 총괄팀장. [김상선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개원 56주년을 맞은 25일, 최근 뉴질랜드 지진 현장에서 활약했던 ‘신원확인팀’을 만났다. 법의학자, 법치학자, 유전자연구학자, 데이터분석관 등 4명으로 구성된 팀은 지진 당시 실종된 한인 남매 중 여동생의 신원을 확인했다. 총괄팀장을 맡았던 양경무(43) 법의관은 “국과수는 그동안 세계 곳곳의 대형참사 현장에 신원확인팀을 파견해왔다”며 “현장 상황에 따라 팀원 구성과 숫자를 조절한다”고 했다. 진도 6.3 규모였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의 경우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현장부터 2004년 동남아 쓰나미 현장까지 각종 사고 및 재해 현장에서 활약했던 베테랑들이 파견됐다.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이 파견되는 이유는 국제사회 규칙상 실종자 명단과 신원 불명의 시신을 비교할 때 2가지 이상의 공통점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법의학자는 부검을 통해 수술 경력 등을 대조해보고, 법치학자는 치아상태, 치과치료 흔적 등을 찾는다. 소지품 검사, 지문 검사 등은 기본이다. 만약 시신의 손상이 심해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유전자 검사를 한다.

 양 법의관은 해외 파견 에 대해 “고생스럽지만 국제 공조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가 많은 대형참사의 경우 한 나라가 전부 소화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제 공조시스템은 2004년 동남아 쓰나미 피해 현장에서 체계가 잡혔다.

 우리나라는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양 법의관은 “아이러니하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씨랜드 화재, 대구지하철화재 등 우리나라에 대형 참사가 많았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이 많다”며 “이번에도 뉴질랜드 총리가 직접 파견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것도 경쟁력 중 하나다.

 3월 7일 합류한 한국팀은 일본, 중국, 태국 등 7~8개국의 팀과 공조체제로 160여 구의 시신을 확인했다. 법치의학실장인 이상섭(35) 박사는 “자국민의 시신을 확인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지만 국제사회의 큰 아픔을 함께 나누고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은 동일본 대지진 현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일본은 국제사회에 신원확인팀 파견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원전 폭발의 위험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법의관은 “일본에 큰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라며 “일본 정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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