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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세우면 한 해 1만 명 생명 구할 수 있다”




24일 오전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완주JC 옆 임시휴게소에서 경찰항공대와 소방항공대·한국도로공사 진안지사 관계자 등이 참석해 외상환자를 응급 구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에선 22곳에 거점 외상센터를 두고 환자를 헬기로 이송해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뉴시스]





이국종 교수

“한국에도 중증 외상센터를 세우는 등 외상의료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면 해마다 1만 명의 억울한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원장을 기적적으로 회생시킨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는 25일 허술한 국내 외상치료 체계의 문제점을 낱낱이 꼬집었다. 국회 보건의료포럼(대표의원 원희목) 주최로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 사례로 살펴본 중증 외상센터 문제점 및 발전방안’ 토론회에서다.

 그는 “만약 서울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석 선장처럼 총알 6발을 맞았다면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중증 외상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외상센터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외상으로 연간 75만 명이 입원하고 이 중 3만 명이 숨진다. 사망자 3명 중 1명꼴인 1만 명은 적절히 치료했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환자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중증 외상환자를 살릴 수 있었는데도 사망한 비율은 35%에 이른다”며 “준종합 의료기관으로 옮겨진 뒤 숨진 중증 외상환자의 절반가량은 살릴 수 있는 환자”라고 말했다.

 대형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중증 외상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평균)도 25%로 미국·일본의 10%에 비해 훨씬 높다.

 그는 “연간 7000명의 외상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허브(hub·거점) 외상센터를 세우고 외상치료 시스템을 갖춘 미국 메릴랜드에선 예방 가능 사망률이 5%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 전국 22개 거점 외상센터를 설립하고 헬기를 환자 이송에 활용하면서 예방 가능 사망률을 10%로 낮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증 외상환자의 특징과 예방 가능 사망률이 유난히 높은 이유도 지적됐다. 주로 산업재해·교통사고·강력범죄·자살 등으로 인해 중증 외상을 입으며 여러 장기들이 망가진 다발성 중증 외상환자가 많다.

 이 교수는 “외상 치료는 많은 인력·장비·의약품·수혈제제 등이 필요한데 이를 과다 치료로 보는 시선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상센터는 어린이병원·중환자실과 함께 경영상의 이유로 대부분의 병원들이 기피한다. 이 교수는 “외상환자의 대부분이 육체노동자·3D 업종 종사자·외국인 노동자 등”이라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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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