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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읽기] 10년 뒤 … 선진국 옥죄는 나라 빚, 아시아 시대 온다





더 나은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양진성 옮김, 청림출판
240쪽, 1만4800원


‘세계 경제위기가 이젠 한 풀 꺾였겠지’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내놓은 신간 『더 나은 미래』이야기다. 한국판 제목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원래 제목은 좀 섬뜩하다. ‘10년 후에 다 망할까?’

 그는 분명 책 곳곳에서 희망을 얘기한다. 인류의 기술과 이성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은 “분명한 것은 우리는 아직 이런 유토피아와 너무나 멀리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끝을 맺는다.

 주내용은 최근 우리나라에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공공부채다. 아탈리는 조국 프랑스를 포함한 선진국들의 공공부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머지 않은 미래에 국가파산과 같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공공부채는 2020년에 영국에서 GDP의 200%를 넘어설 것이며, 벨기에와 프랑스·아일랜드·그리스·이탈리아에서는 150%를 웃돌 것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50년에는 선진국의 부채비율은 GDP의 무려 250%에 달하게 될 것이다. 대지진의 재앙을 겪고 있는 일본은 2010년 이미 짐바브웨를 제외하고 순공공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올랐다. GDP대비 204%에 이른다. 아탈리는 이렇게 큰 규모로, 이렇게 넓은 지리적 범위에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공공부채가 늘어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국가 부채의 현실을 제대로 꿰뚫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그는 질타한다. 그렇다고 아탈리가 대책없는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석학답게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부채문제를 해결할 유일하고 진정한 방법은 ‘경제 성장’이라고 말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경제 성장이란 지속가능한 것으로, 환경에 대해 새로운 부채를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한다.

 아탈리는 공공부채라는 틀로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내다본다. 중국 등 신흥개발국들의 공공채무비율이 낮은 것과 채권국이라는 점을 얘기한다. 미국이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파산하고, 중국은 달러를 더 이상 선호하지 않게 되며, 선진국은 전세계 시장의 신용을 잃으면서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세계의 중심은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수치상으론 나쁘지 않다. 문제는 속도다. 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1999년 18.6%에서 2009년 34%로 10년 새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공기업 부채비율은 2007년까지만 해도 40%대였으나 2008년 50%대로 솟구쳤고, 2009년에는 60%대를 위협했다. 아탈리의 경고에 우리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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