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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1주년 … ‘천안함 의혹’ 외친 그들에게 과학을 묻다

천안함은 두 번 울었다. 지난해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두 동강 나 승조원 46명이 순직했다. 그러나 이승헌(물리학) 버지니아대 교수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 어뢰 폭침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 전문가 49명, 미국·스웨덴·호주·영국 전문가 24명이 내린 결론을 부정(否定)했다. 천안함의 진실에 대한 공격이었다. 두 사람은 현장도, 찢겨진 천안함 본체도 둘러보지 않았다. 섭씨 1100도 고온 시뮬레이션은 실제 폭발 온도 3000도와 2000도나 차이가 났다. 실험 장비도 제한적이었다. 방법론과 전제엔 결함이 발견됐다. 두 사람 주장에 대한 관련 전문가 분석을 통해 천안함의 과학을 복원한다.





이승헌 교수 의혹 제기 “어뢰 1번 글씨, 폭발 당시 고열에 없어졌어야”
송태호 교수 정면 반박 “버블 순식간에 식어 … 열역학 1법칙 무시한 주장”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쟁점 ① 어뢰 1번 글씨









송태호 교수



이승헌 교수는 “합조단이 ‘북한의 어뢰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 추진체 내부의 파란색 ‘1번’ 글씨 성분은 폭발 시 발생하는 고압에 의해 당연히 타서 없어졌거나 최소한 까맣게 변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논문에서 “잉크 성분은 비등점이 섭씨 138도로 적어도 섭씨 350도의 고열이 가해지면 녹는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 원리상 ‘1번은 타지 않는다’고 한 송태호 KAIST 교수의 실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동료 과학자 23명의 추인을 받아 ‘어뢰체 주변 1번 글씨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이 교수 주장을 반박해온 송태호 교수는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열역학 제1법칙), 유체 역학의 법칙을 무시한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가 어뢰 폭발 시 고열로 1번 글씨가 타고 없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는데.



 “어뢰가 수중에서 폭발할 때는 섭씨 300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지만 버블이 단열 팽창하면서 주위의 물을 밀어낸 후 저온·저압으로 변한다. 고온의 가스가 주변에 있는 바닷물에 에너지를 주면서 자기 자신은 온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아무 대가 없이 원래 온도를 유지하면서 밀어낸다고 하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무너지는 것이다. 버블 내 온도는 폭발 0.0071초 경과할 때 섭씨 604도로 하강한다. 0.1초가 경과되면 상온인 섭씨 28도까지 급격히 떨어진다.”



-수중에서 1번 글씨의 잉크 성분이 고온에 직접 노출돼도 그런가.



“합조단은 ‘어뢰가 폭발할 때 추진체가 뒤로 밀려 직접적인 고열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근데 어뢰가 폭발 후 뒤로 밀려나지 않는다는 가정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중에서 섭씨 1200도로 글씨에 대해 직접 가열하는 실험을 진행해도 버블 팽창 후엔 타지 않는다. 0.01초 안에 가스 에너지는 급격히 떨어진다. 3000도의 고온으로 직접 닿게 해도 그 짧은 접촉으로는 1번 글씨가 탈 정도로 열 전달이 되지 않는다. 열 전도의 기본 상식이다.”



-이 교수는 송 교수의 실험 결과를 부정하는데.



 “‘1번’ 글씨가 씌어 있는 디스크 후면은 수온 3도의 바닷물 속에서 단 1도의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교수는 ‘1번 글씨가 남아 있으면 어뢰 추진체 주변의 페인트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다 타고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어뢰 추진체 주변의 검은 페인트는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그는 현장을 보고 주장했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발견된 122㎜ 방사포탄 노즐 조립체에서 유성매직으로 쓰인 흑색의 ①번이라는 숫자가 타지 않고 발견된 것도 같은 논리다.”



김수정 기자



이승헌 교수 “흡착물, 합조단이 모의실험한 물질과 일치 안 해”



김인주 대령 “이 교수 실험조건에는 수중폭발 상황 반영 안 돼”



쟁점 ② 알루미늄 흡착물










김인주 대령



이승헌 교수는 ‘천안함과 과학의 절대성’이란 제목의 발표에서 민·군 합동조사단과 KAIST 송태호 교수의 주장을 ‘새빨간 거짓말’과 ‘조작’이라며 반박했다. 합조단은 지난해 수사 발표에서 ‘천안함과 어뢰추진체 모두에서 발견된 흰색 흡착물인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을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다. 두 물질의 원자 구성이 같고, 모의실험 결과 어뢰가 폭파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화합물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논리다. 합조단은 이를 근거로 천안함이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캐나다 매니토바대 양판석 박사의 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천안함과 어뢰에서 나온 물질은 산화알루미늄이 아닌 수산화 알루미늄 계열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분석 데이터를 보면 산화 알루미늄과 수산화 알루미늄은 알루미늄과 산소의 비율이 다르다”며 “합조단의 모의 실험에서 나온 산화알루미늄이 어뢰와 천안함에서 나온 물질과 일치한다고 주장하는데 결국 모의폭발 실험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합조단의 발표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합조단 폭발유형 분과장을 맡았던 김인주 대령은 “우리는 이를 산화 알루미늄이라고 표기하지 않았다. 알루미늄 산화물과 산화 알루미늄은 뉘앙스가 다르다. 알루미늄 산화물은 알루미늄과 산소가 어떤 비율로 존재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걸 자꾸 오해해서 듣는다”고 반박했다.



 이승헌 교수는 과거 논문과 『천안함을 묻는다』는 제목의 책에서도 산화 알루미늄이 비결정질이라는 합조단의 주장이 맞다면 어뢰나 선체에 달라붙을 때 고온 상황이어야 하는데 자신의 실험 결과 흡착물은 비결정체가 아닌 결정질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인주 대령은 “알루미늄 산화물이 반드시 고온에서 흡착된다는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폭심의 온도는 3000도가 넘지만 단열팽창으로 0.1초만 경과해도 상온까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버블 크기가 반경 4~5m만 가도 상온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알루미늄 산화물이 천안함에 들러붙을 때는 거의 식은 상태에서 흡착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 대령의 논리다.



 문제는 이승헌 교수의 실험 조건이다. 합조단은 3000도 이상의 고온과 20만 기압 이상의 고압, 수십만 분의 1초 냉각 등 실제 폭발상황과 같게 진행됐다. 그 결과 어뢰 속 폭약에 혼합돼 있는 알루미늄이 비결정질의 알루미늄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 교수는 1100도에서 40분가량 가열 후 2초 이내에 냉각시킨 것이다.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최준호 기자



서재정 교수 “TNT 250㎏ 터졌는데, 선체에 충격파 흔적 없어”



윤덕용 교수 “수중선 충격파 급격 감소 … 버블제트, 배 동강 내”



쟁점 ③ 수중폭발










윤덕용 교수



서재정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근접 수중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폭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근접폭발이 있었다면 여러 가지 손상지표가 나타난다”며 파편과 충격파·물기둥이 없었고 고온이 발생하지도 않았으며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주장하는 버블효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의 주장을 천안함 합조단 단장을 지낸 윤덕용(71) KAIST 명예교수 겸 POSTECH 대학자문위원회 위원장에게 24일 전화로 되물었다. 윤 교수는 금속재료와 첨단소재 재료공정 분야의 전문가다.



-서 교수는 어뢰 파편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최신 어뢰는 파편을 만들어 격파하는 게 아니라 버블을 만들어 파손하는 무기다. 어뢰 몸체를 싸고 있는 알루미늄은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수중에 흩어졌기 때문에 선체 파손에는 영향을 주지도 않았고 찾기도 어렵다.”



-TNT 250㎏이 천안함 근처에서 폭발했다면 엄청난 충격파가 발생했을텐데 탄약고 탄약이 가지런하고 형광등도 깨끗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충격파는 발생하자마자 360도 사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손상이 작을 수도 있다. 그리고 공기 중 폭발과 수중폭발은 다르다. 물속에서는 충격파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래서 어뢰폭발로 생긴 충격파는 천안함과 승조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합조단이 주장한 버블효과도 없었다고 한다.



 “버블이 생겨 천안함을 절단했다. 버블이 배를 들어올려 굽혀버리기 때문에 특정 강도 이상이면 배가 절단된다. 배가 이를 견뎠다 하더라도 팽창했던 버블이 다시 수축하면 배가 아래쪽으로 굽으면서 절단된다. 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입증됐다. 천안함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다. 절단면에서 선체가 위로 굽은 모양을 보면 함수 쪽에서는 버블에 의해 굽어진 모양이 뚜렷하다. 둥그런 모양이 있는데 그것이 버블의 모양이고, 버블 크기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폭발원점도 추정할 수 있다. 함미 쪽에는 철판 격벽이 있기 때문에 선체가 거기서 절단돼 버렸다.”



-폭발 때 생기는 물기둥도 없었다고 한다.



 “물기둥을 봤다고 하는 병사의 증언이 있다. 많은 사람이 물기둥을 보지 못한 것은 그날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가 밤이었고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에 보기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흡착물(어뢰에서 나온 알루미늄 산화물)이 선체 파단면에 많이 붙어 있고 파단면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흡착물이 작은 것도 물기둥이 있었다는 증거다. 흡착물이 물기둥과 같이 (파단면을 통과해)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기 때문이다.”



-화상환자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폭발 때 발생하는 고열이 없었다고 한다.



 “수중 폭발로 버블이 생기면 에너지는 버블이 팽창할 때 순간적으로 다 소모된다. 온도가 순간적으로 3000도까지 올라가지만 다른 부분에는 전달되지 않는다. 버블이 팽창하면서 곧바로 온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전선 피복도 타지 않고 멀쩡하게 남아 있었다.”



박경덕 지식과학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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