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69) 존폐 논란 휩싸인 대검 중수부





이들이 칼 뽑으면 ‘살아있는 권력’ 도 움츠린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가정 경제에까지 피해를 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를 최근 시작했습니다. 중수부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제시된 중수부 폐지안에 대응하는 것이란 얘기죠. 중수부 폐지 논란은 어제오늘 있었던 게 아닙니다. 2004년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내 목을 먼저 치라”며 폐지에 반대했습니다. 대검 중수부의 성과와 비판, 그리고 존폐 논란을 살펴보겠습니다.



최선욱 기자



장영자·전두환·김현철 수사 … 현대사 영욕 담겨



대검 중수부는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서초동 쪽은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사 강도가 매서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한국 현대사에 획을 그은, 굵직한 사건들을 맡아온 기관이다.









2004년 3월 당시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현 대법관)이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검 중수부의 역사는 대검 중앙수사국이 세워진 196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찰총장 직속으로 대형 경제·정치 사건을 주로 맡는 수사기관의 첫 틀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어 수사국(62년)·특별수사부(73년)를 거쳐 81년 4월 지금의 중앙수사부로 개편됐다.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아가며 권력층 비리 등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뇌물 사건 등을 수사한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집중 배치돼 특수수사의 상징이라고 불린다.



초대 중수부장인 이종남(75) 전 감사원장은 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 사기사건을 수사해 세상을 흔들었다. 전두환 정권의 권력을 등에 업은 장영자는 재무상태가 부실한 건설업체에 자금을 공급했다. ‘큰손’이라 불린 장씨는 빌려준 돈의 2~9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았고, 이를 사채시장에 할인해 파는 수법으로 7000억원대의 어음을 유통시켰다. 어음 사기금액만 약 6400억원에 달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집권당인 민주정의당의 사무총장이 물러났고, 법무부장관이 두 번 교체됐다. 이 사건에서 장씨 부부가 징역 15년을 선고받는 등 사건 관련자 11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제계에 몰아친 혼란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금융실명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중수부는 88년 6대 박종철(74) 중수부장의 지휘로 이뤄진 ‘5공 비리’ 수사에서 전직 대통령 가족에게 처음으로 ‘사정의 칼’을 댔다. 당시 수사팀은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학봉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전직 정권 실세를 비롯한 관련자 47명을 구속했다. 5공 당시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도 수십억원대 횡령과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93년 김태정(70·11대) 중수부장 때는 감사원의 고발에 따라 ‘율곡사업 비리’ 수사를 맡았다. 군 전력 현대화 사업인 율곡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장관과 장성 등 군 고위인사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었다. 수사 결과 이종구 전 국방부장관은 7억8000만원,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은 1억5000만원,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억4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도 영향









‘대검찰청 송광수ㆍ안대희 팬클럽’ 회원들이 2003년 12월 대검 청사를 방문해 당시 안대희 중수부장에게 줄 도시락을 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위) 1997년 1월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대검 중수부 소환 당시 취재진에 둘러싸인 모습. 당시 정 회장은 대출 자금 유용과 비자금 조성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아래)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사건도 중수부 수사의 결과물이었다. 95년 안강민(70·13대) 중수부장의 지휘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40여 명의 기업인으로부터 모두 4100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노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12·12, 5·18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가 거세졌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 선언으로 5·18 특별법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80년 당시 신군부 핵심인사 11명을 동시에 구속 기소했다. 대법원에서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심재륜(67·15대) 중수부장 때인 97년엔 김영삼 현직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가 구속됐다.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에 이르는 돈을 받고 이권을 제공한 혐의였다. 당시 한보그룹 비리 사건에서부터 비리 의혹을 받아온 현철씨의 구속으로 중수부는 ‘살아있는 권력’에 손을 댔다는 평을 들으며 위상을 자랑했다. 김종빈(64·22대) 전 검찰총장이 부장으로 있던 2002년 중수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씨와 홍걸씨를 구속 기소했다. 기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각각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안대희 대법관이 중수부장을 맡은 2003년엔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전면전을 펼쳤다. 그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K그룹으로부터 11억원 상당의 예금증서를 받은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한나라당의 ‘차떼기’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함께 이뤄지면서 안 당시 중수부장은 ‘국민 검사’로 불렸고 인터넷 팬클럽까지 만들어졌다. 그해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도 당시 ‘썬앤문 비리’에 연루돼 구속 수감됐다.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은 2004년 3월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까지 영향을 줬다.



2008년 중수부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69)씨를 구속했다. 당시 중수부장은 박용석 현 대검 차장이다. 세종증권 사건은 이후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이어졌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전방위 금품 로비 사건인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구속됐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지사직을 잃은 것도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박연차 게이트·변양호 전 국장 수사 논란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수부의 수사에 대해 “죽은 권력에 강하고 산 권력엔 약하다”는 평가가 항상 따라다닌다. 무죄 선고를 받을 땐 “지나친 공명심에서 비롯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중수부에 대한 비판은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점에 달했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중수부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이 자택이 있던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표적 수사’ ‘망신주기 수사’ 비판이 일면서 결국 당시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인규 중수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는 중수부 폐지론이 재점화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이 2009년 초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고 석방될 때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변 전 국장은 출감 당시 “나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광기와 검찰 공명심의 희생자”라며 중수부를 비판했다. 중수부 과장과 수사기획관을 역임했던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친정’ 격인 중수부의 수사 대상이 돼 감옥 생활을 해야 했다. 1999년 옷로비 사건, 2000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 수사 때 중수부에 세 차례 구속됐다가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국회 ‘6인소위’ 중수부 폐지안 발표



중수부는 또다시 폐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산하 ‘6인 소위’가 지난 10일 내놓은 법조개혁안에 중수부 폐지안이 핵심 내용으로 담겨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부정부패의 파수꾼을 무장해제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또 이튿날 검찰은 전국 고검장 회의를 긴급히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위 소속인 김동철(민주당) 의원은 “중수부는 검찰총장 직속이란 태생적 한계 때문에 권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작위적이고 무리한 수사를 해왔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승진 욕심이 없는 검찰총장이 수사를 직접 지휘할 때 오히려 외부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특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개혁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의견이 쉽게 모아질지는 미지수다. 6인 소위가 확정되지도 않은 방안을 서둘러 발표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폐지안 저지에 전력을 다할 태세다.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