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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시간 잠 안 자고 … 일본은 지금 ‘에다노 신드롬’




에다노 관방장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47) 일본 관방장관은 최근 전 세계 뉴스에 간 나오토(菅直人· 65) 총리보다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국제적인 이목이 쏠린 후쿠시마(福島) 원전 상황을 매일 수차례 국내외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다. 11일 지진 발생 이래 그는 하루 평균 다섯 차례 브리핑을 해왔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갈 때는 새벽 1시, 5시에도 마이크 앞에 앉았다. 이런 강행군에도 그는 늘 침착하고 논리정연하다는 평이다.

 그래서 외신은 그를 일본의 차세대 리더감으로 평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현지시간) “대지진 이전에 그를 총리감으로 꼽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가 일본 정부의 입에서 일본의 얼굴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국민 사이에서도 그는 이미 스타다. 그가 지진 발생 직후부터 만 109시간 동안 거의 잠을 자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부터다. 인터넷에는 “제발 잠 좀 자면서 일하세요” 등의 격려 글이 쇄도하고 있다. “에다노는 제발 잠 좀 자고, 간 총리는 제발 잠에서 깨어나라”며 그의 헌신적 노력을 무기력한 간 총리의 리더십과 대비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그의 팬클럽까지 만들어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에다노 신드롬’을 소개하면서 에다노 장관을 인기 미국 드라마 ‘24시’의 주인공 잭 바우어와 비유하기도 했다. 전대미문의 대재앙을 맞아 잠도 안 자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테러리스트와 사생결단의 싸움을 하는 잭 바우어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총리의 실언을 노련하게 수습하는 모습도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 19일 브리핑에서 그는 “‘최악의 경우 동일본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한 총리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이를 ‘국민이 위기의식을 갖고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정부의 입장도 같다”고 답해 논란을 일단 잠재웠다.

 도쿄 소피아대의 나카노 고이치(정치학) 교수는 “에다노 장관은 직설적인 소신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국가적 재난을 맞아 그런 점이 오히려 강인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비쳐져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으나 외교적으로는 강경 보수파다. 지난해 10월 센카쿠(尖閣)열도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은 법치주의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해 중국을 자극했다. 지난달에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에 대한 타국의 지배는 사실상 근거가 없다”며 한국의 독도 실효 지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현목 기자

◆에다노 장관은=1964년 도치기현 출생. 도호쿠대 졸업. 91년 변호사 개업. 93년 중의원(일본신당) 당선 이래 6선. 96년 민주당 창당 참여. 2010년 행정쇄신담당장관, 특명담당 국무대신, 민주당 간사장 거쳐 2011년 1월 관방장관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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