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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정치’ 되살리는 정치자금법 개정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돈벌이에 혈안이다. 지난해 말 세비를 5.1% 인상한 데 이어 퇴직 후 지원금까지 챙겼고, 연초부터는 가족수당과 학자금 지원을 새로 받았다. 지난 4일엔 본격적으로 법인·단체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트는 정치자금법(정자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이번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총대를 멨다. 21일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 국회의원들이 원하는 돈줄을 모두 풀어주자는 내용이다. 그래서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국회의원들 눈치 보느라 ‘청부입법’에 나섰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개정안은 과거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돈을 모으는 창구인 정당후원회도 부활시키려 한다. 2004년 만들어진 현행 정자법을 뒤집는 내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돈 정치 청산’을 내걸고 만든 현행 법은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오세훈법’이라 불린다. 골자는 법인·단체의 돈을 받지 못하게 하고, 후원회를 폐지한 것이다. 선관위 개정안은 이런 개혁입법을 7년 만에 무력화시키는 퇴행성이다.



 의원들은 2004년 이후 ‘돈 가뭄’을 호소해왔다. 그러나 여론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유는 자명하다. 정치인들이 돈줄을 풀어달라고 요구할 만한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생현안을 풀어주는 각종 입법활동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니고, 국회 본연의 행정부 견제와 예·결산 심의 기능을 충실히 하지도 못했으며, 싸움판 정치를 개혁하는 자구(自救)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내년 선거철이 다가오자 벌써부터 돈 모을 궁리만 하는 셈이다. 어느 국민이 주머니를 열고 싶겠는가.



 정치관계법의 문제는 법을 만드는 주체인 국회의원이 이해당사자란 점이다. 늘 자기 편한 대로 법을 만들려는 정치인들을 부단히 감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의무인 동시에 헌법이 부여한 선관위의 업무다. 선관위는 국민의 뜻에 따라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돈줄 찾기에 나서기보다 돈 많이 쓰는 현 정치풍토를 개선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 성과가 쌓여야 국민의 마음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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