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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약 정신 되살려 “구제역 안동 돕자”





재경안동향우회 등 전국 380여 단체, 전통시장 2곳 찾아 물품 구매



구제역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안동지역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구매사절단 3000여 명이 19일 안동을 방문했다. 안동구시장을 찾은 구매사절단이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안동시장,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금창태 재경안동향우회 회장. [프리랜서 공정식]



19일 오후 2시 경북 안동시 옥야동 중앙시장.



 2일과 7일 닷새에 한번 돌아오는 장날도 명절 대목도 아닌데 이날 시장 통로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연두색 쇼핑백을 하나씩 든 서울 등지 외지 방문객이 몰려서다.



 “문어는 요 안동문어가 최고씨더! 삶은 뒤에 초장보다는 조선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 나니더.”



 문어 가게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에 5만원. 흥정이 시작되고 삶은 문어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인은 가마솥에 문어를 새로 삶아 포장하기 바빴다. 조용하던 시장이 금세 활기를 찾았다.



 외지 방문객은 ‘안동 희망구매 사절단’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경제를 전통시장 물건 사주기로 힘을 보태겠다며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사람들이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회장 문상주)와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대표 이갑산)·재경안동향우회(회장 금창태)가 뜻을 모아 전국380여 단체에서 회원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수송 버스만 75대다.



 버스는 태광그룹과 우리은행이 후원했고 참가자들은 지갑을 열어 장을 봤다. 향약의 4대 강목 중 하나인 ‘어려운 일을 서로 돕는다’는 환난상휼(患難相恤) 정신이 되살아난 것이다.



 자동차미용협회 이병태(50·충남 천안시)씨는 “회원들과 함께 안동찜닭 골목을 찾아 안동소주에 찜닭으로 점심을 먹고 안동간고등어를 10만원 어치 샀다”며 “시름에 빠진 안동을 돕고 봄 나들이도 겸했다”고 말했다. 미나리와 냉이·부추 등 신선 야채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였다. 사절단 가운데는 외국인도 있었다. 핀란드인 안티 렙배넨(43)은 “떡과 전통시장에 관심이 많아 한국 친구들과 동행했다”며 “한국서 잡곡을 먹고 아토피가 나아 검은 콩을 샀다”고 말했다.



 밀려든 사절단 덕분에 일찌감치 하루 장사를 끝낸 가게도 있었다. 음식점과 야채 판매를 겸하는 이분희(63)씨는 “단체 손님이 온다고 해 더덕·우엉을 더 많이 준비했는데 싹 다 팔았다”며 “고맙다”를 연발했다. 일부 상인은 “한꺼번에 수천명이 오기 보다 주말마다 꾸준히 오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절단은 중앙시장에 앞서 구시장도 들렀다. 안동농협은 마·사과·고춧가루 등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코너를 안동초등학교에 마련했다. 사절단은 장보기에 이어 하회마을을 찾아 탈춤 공연도 관람했다.



 중앙일보 사장을 지낸 금창태 향우회장은 “안동에서 구제역으로 시작된 환난상휼 운동이 실의에 빠진 지방을 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준비에 앞장섰던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김광림 의원 등은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이제 구제역 종식이 마무리 단계”라며 “온정의 발길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지난달 16일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가축 이동제한이 해제됐고 도축도 재개됐다. 구제역 방역도 현재는 남·서안동 톨게이트를 통해 안동으로 들어오는 차량만 실시하고 있다.



글=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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