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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발표 믿고 빚내 땅 샀는데 … 운정3지구 주민들 “이자 눌려 죽을 판”





신도시 개발 5년째 파행 … 토지 보상 미뤄져 줄파산 위기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에서 종자 육묘장을 운영하던 김정섭(47)씨가 LH(당시 대한주택공사)가 토지를 보상하겠다며 2008년 10월 보내온 공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그는 당시 인근 지역의 땅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토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지금 빚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LH는 토지 보상을 즉시 실시하라’ ‘신도시 연기 결정 죽음으로 막아낸다’.



21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성토하는 플래카드가 이 지역의 분위기를 전했다. 주민들은 극도로 민감해져 있었다. 민심은 사나웠다. 파주 운정3지구 수용비상대책위원회 박용수(45) 위원장은 “신도시로 개발한다는 정부 말을 믿고 이주하기 위해 돈을 빌려 다른 지역에 땅을 산 주민들이 파산위기에 몰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운정3지구의 파행은 정부가 2007년 6월 운정3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LH는 2009년 상반기까지 지장물 조사를 완료했고, 2009년 하반기부터 보상을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민들과 중소기업은 서둘러 대토(代土) 구입에 나섰다. 인접한 운정1·2지구가 지구 지정에서 보상까지 2년이 안 걸렸던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되면 인근 땅값이 오르기 때문에 서둘러 대출을 받아 대체 부지를 마련했다. 3지구 주민들은 이렇게 대출받은 돈이 1조2000억원대라고 주장했다. 보상 가구 수가 26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5억원 정도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운정3지구는 지구 지정 후 3년9개월이 지나도록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LH 관계자는 “경기 부진 등으로 인근 운정1, 2지구의 분양이 저조해 4조원가량의 사업자금이 묶인 데다 운정3지구도 사업성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주민들이 큰 빚을 진 것은 금융기관이 부추긴 점도 작용했다고 본다. 주민들도 빚을 얻어 미리 땅을 사 놓으면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서둘렀다가 낭패를 봤다는 지적이다.














 현재 주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로 부담이 커진 데다 원금 상환 독촉에도 내몰리고 있다. 일부는 경매에 넘어가기도 했다. 파주시에 따르면 운정3지구가 포함된 교하읍의 경매 건수는 2007년 132건에서 지난해에는 1029건으로 늘었다.



 파주시 교하읍 동패리 운정3지구 예정지 내에서 종자 육묘장을 운영하던 김정섭(47)씨는 대토에 나섰다 파산위기에 몰렸다. 육묘장(1만9800㎡)을 인근 세 곳으로 옮기기 위해 농협에서 세 차례에 걸쳐 31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 총대출금은 52억원으로 늘었다. 4개월 전부터 이자를 연체 중이다. 김씨는 “경매로 넘어간 토지나 건물의 절반이 공장시설이라 이 지역 산업은 붕괴 직전”이라고 말했다.



 운정3지구 주민들은 지난해 7월부터 비상대책위를 결성, 탄원서 보내기·천막농성·집단시위(18차례) 등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민심이 사나워지자 파주시 등이 나섰다. 지난 12일 4자협의체(LH, 파주시, 지역국회의원, 운정3지구 비대위)를 구성하고 두 가지 합의를 이뤘다. 8월 말까지 운정3지구사업 실시계획 수립을 위한 설계용역을 완료키로 약속했다. 다음 달 15일까지는 금융구제 방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합의했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실시계획 수립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업 재개의 불씨가 살아난 만큼 앞으로 LH와 대등한 조건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진하(파주·한나라당) 의원은 17일 운정3지구 주민들이 가장 많이 대출받은 농협의 최원병 중앙회 회장을 찾아가 해결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용비상대책위위원회 박용수 위원장은 “빚더미에 앉은 주민들은 정부나 LH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주민을 속였다가는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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