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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일본에 해외언론 감탄

일본 남서부 시코쿠(四國)의 마쓰야마(松山)시에 15일 평일임에도 수백m의 줄이 생겼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환자에게 긴급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젊은이를 중심으로 하루에 300명이 넘는 헌혈자가 몰려 헌혈까지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다. 헌혈된 혈액은 바로 일본적십자사를 통해 피해 지역으로 보내지고 있다.



전국 곳곳 수백m 헌혈행렬
“피해자 생각해 불만 자제"
냉소적인 젊은 층까지 동참

 동해에 접한 돗토리(鳥取)현도 사정은 같다. 돗토리 시내 쇼핑센터 ‘이온’에서 13일부터 헌혈 접수를 받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헌혈 희망자는 처음 본다”고 놀라워했다. 돗토리현에 따르면 헌혈자의 3분의 1은 헌혈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올봄 후쿠시마대에 진학 예정인 마에시마 고타(前嶋広太·19)는 “도호쿠(東北) 지역의 많은 분에게 큰 도움은 안 될지 모르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생전 처음으로 헌혈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사회에 냉소적이고 개인적이던 일본 젊은이들이 이번 지진을 계기로 적극적인 사회참여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장이다. 일본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헌혈운동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인들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자발형이라는 점만 다르다. 1989년 1월 쇼와(昭和) 일왕(일본에서는 천황)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을 때도 일본 자위대원들을 비롯, 많은 일본인이 자발적인 헌혈에 나섰다.



 전후 최대의 국가적 위기에 놓인 일본을 살리기 위해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TV아사히는 14일 밤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이란 나라는 예부터 상부상조하면서 지켜온 나라다. 자신이 조금 힘들고 짜증 나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이번 재해로 막대한 피해를 본 분들의 처지를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반복해 방영했다. 아사히(朝日) 신문도 15일 석간 1면에서 “집도 식량도 부족하다.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다. 일본 사회 전체가 그들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 ” 고 호소했다.



 도쿄와 인근 지자체에서 부분적인 계획정전이 실시된 15일 아침에도 교차로마다 몰려나온 차들로 붐볐지만 접촉사고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15일 “인력 부족으로 교차로마다 교통경찰이 배치되지 못했지만 운전자 한 명 한 명이 서로 양보하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도 이어졌다. 신문은 또 “ 센다이(仙臺) 공항에서 피난 중인 한 남성(70)은 공항 인근 주민 30여 명이 자발적으로 아침마다 갖다 주는 주먹밥을 먹으며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주먹밥을 먹고 있다’며 감격해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일본의 모습에 해외 언론들은 격려와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3일자 1면 전면을 일장기를 상징하는 흰 바탕에 빨간 원으로 채우고 영어와 일본어로 ‘힘내라 일본, 힘내라 도호쿠’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고베 대지진 당시 도쿄 지국장으로 현장 취재를 했던 경험을 되살려 ‘일본을 향한 슬픔, 그리고 감탄’이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이번에 더 큰 재앙 앞에서도 질서의식을 잃지 않는 일본인들에게 놀라움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보낸다”고 찬사를 보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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