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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웃고 있는 카다피, 두고만 볼 것인가

사상 최악의 일본 대지진을 보면서 웃고 있는 사람이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다. 지난 주말 리히터 규모 9.0의 초대형 강진(强震)이 일본 동부를 강타한 후 세계의 주요 뉴스에서 리비아 사태가 쓰나미에 쓸려가듯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회를 틈타 카다피는 반군(叛軍)에 가담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카다피 친위부대는 수도 트리폴리 동부 지중해 연안을 따라 미스라타, 라스라누프, 브레가 등 반군이 장악했던 도시들을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점령해 나가고 있다. 화력(火力)의 절대적 열세 속에 반군은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지부진한 대응도 카다피를 도와주고 있다. 그제 유엔 안보리는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NFZ)’ 설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카다피 군사력의 핵심인 전투기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NFZ 선포가 필요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데다 미국도 어정쩡한 입장이다. 리비아 반정부 세력의 주축인 국가위원회의 눈물겨운 호소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는 결단을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핑계를 내세우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이어 이슬람권에서 추가적 무력 개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친(親)카다피와 반(反)카다피 세력, 부족 간 내전(內戰)으로 비화(飛火)한 리비아 사태는 한 달 만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지금 추세면 반정부 세력의 마지막 보루인 벵가지 함락은 시간문제다. 그 경우 대대적 유혈 보복이 벌어질 건 뻔하다. 50만 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카다피는 전차와 장갑차, 전투기에 함정까지 동원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자국민을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 외세와 결탁한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정당한 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통성을 상실한 독재자의 반인륜적 만행일 뿐이다. 리비아 사태는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아랍권 시민혁명의 물줄기를 좌우할 분수령이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할 때가 아니다.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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